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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랑스러운 남편


BY 강은영 2000-05-13

새벽 2시
찰칵 찰칵 문여는 소리가 들리고 남편이 들어왔어요
지친모습으로 들어와서는 서재로 다시 들어갔어요
늦게까지 일을 하고와서는 보고를 해야 한다나요
너무 안스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남편은 경찰이에요
민원인과 건설회사 사이에 문제가 생겼나봐요
중재겸 대책회의가 있는 자리라 참석하고 돌아오는 길이죠
며칠후면 또 5.18이잖아요 참고로 여기는 광주입니다
그것도 겹쳐서 남편은 무척이나 바빠요
투정을 하려고 글을 쓰는게 아닙니다
우리 남편 너무 고맙고 자랑스러워서요...
밥도 제대로 못먹고 돌아온 남편에게 간단한 꼬마김밥을 싸서 주고 같이 먹으며 서로 얼굴보고 웃었습니다
남편이 그러대요
고맙고 너무 예쁘다고
한참을 머뭇거리더니 한 말이 있습니다
건설회사 직원이 봉투를 주더래요
너무 고생하신다면서...
주머니에 억지로 담아준 봉투를 괜찮습니다
고사하고 나서 집으로 돌아오는데 고생하는 제 얼굴이 떠올랐데요
순간적으로 묵직하게 느껴졌던 봉투가 생각이 났다나요
그래도 그건 우리돈이 아니었기에 남편은 그냥 쓴웃음 한번 짓고돌아왔다나요
그말을 듣고 남편 엉덩이를 두들겨 줬어요
너무 고맙고 자랑스러워서요
속으로 이런 마음도 생겼어요
얼마였을까? 이마음 들킬까봐 이내 말을 돌리고 남편을 꼭 안아주었답니다.
사람인지라 돈봉투에 관심이 생기잖아요
남편이 의연하게 대처하고 돌아와줘서 너무너무 자랑스러워요
오늘도 잠못자고 다시 출근해서 고생할 우리 남편 여러분도 칭찬해주세요
더불어 열심히 근무 하시는 대한민국 훌륭한 경찰들이 많음을 좀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