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녀님이 된 친구가 휴가를 나왔다.
15살에 만난 친구다.
살면서 이런 이유, 저런 핑계로 연락도 끊어져 이제 영영 볼 수 없을 것만 같던 친구들을 그 수녀님 친구 덕분에 만나게 되었다.
남편 얘기, 아이들 얘기, 시댁 얘기, 친정 얘기.....
포도주와 친구는 오래된 것일 수록 좋다고 했던가....
감히 수녀님께 반말을 쓸 수 있었던 건 격식과 예의를 따지며 사귀어야 하는 '사회친구'과는 다른 우정이 있었기 때문인 것이다.
10대 시절의 내가, 20대 시절의 내가 어떤 모습으로 살았는지를 아는 친구들...
왜 그런 친구들에게 나는 그렇게 무심했었는지...
사람 살아가는 소중함을 30대 중반에 들어서야 어렴풋이 느끼게 되는 건 그동안 내가 철없이 살았다는 증거다.
어느 광고에서 나왔던 말처럼 바로 내가 "가슴이 따뜻한 사람"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