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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시어머니와 노르웨이 출신 며느리간의 훈훈한 사랑


BY 솔빛 2000-05-24


한국인 시어머니와 노르웨이 출신 며느리간의 훈훈한 사랑.
21일 밤 미국의 수도 워싱턴에서는 아주 특별한 결혼식이 있었다. 그러나 이날 밤의 주
인공은 신랑 신부라기보다는 시어머니인 은옥 보네시(62)와 며느리 사라 갬비 갬블 길버
트슨(35).
길버트슨은 지난해 6월15일 신장병을 앓고 있던 예비 시어머니에게 자신의 신장 한 개를
떼어 줘 새 삶을 열어줬기 때문이다. 남자 친구가 어머니에게 신장을 내주려다 거부 반응
이 우려된다는 의료진의 판정 때문에 수술을 포기한 뒤 낙담해 있는 것을 보고 선뜻 자신
의 신장을 대신 내준 것이다. 전혀 혈연관계가 없는 길버트슨의 신장은 놀랍게도 아들의
것보다 이식하는 데 더 적합했다.
건강을 되찾은 보네시는 지난해 12월 아프리카로 청혼 여행을 떠나는 아들의 손에 자신
이 결혼 30주년 선물로 받았던 다이아몬드 반지를 쥐어줬다. 아들은 탄자니아의 눈 덮인
산 정상에서 길버트슨 앞에서 무릎을 꿇고 프로포즈를 했다고 한다.
길버트슨은 그의 청혼을 기꺼이 받아들였고 드디어 열린 결혼식에서 시어머니는 하염없
이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시어머니는 “며느리가 없었다면 나도 이 세상에서 사라져버렸
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식 폐백까지 마친 뒤 신랑은 고운 치마 저고리에 족두리 차림
의 신부를 업고 덩실덩실 춤을 췄다고 한다.
워싱턴 포스트지는 22일 이들의 눈물겨운 결혼식을 상세하게 보도하면서 “식장에서는
으레 나오기 마련인 고부(姑婦)사이의 갈등에 관한 농담이 전혀 없었다”고 전했다.

동아일보 발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