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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신문을보고.(편애라고 하는것)


BY 임진희 2000-05-25

아침에 무심코 신문을 읽던 나는 놀라운 충격을 받았다. 전생에 무슨죄를 지었기에 자식으로서 부모를 살해 할수있단말인가. 금수만도 못하다고 치부해버리기엔 그 충격이 너무크다. 자식을 길러온 부모로서 나 자신 과연 편애한적은 없었는가?.없었다고 단언할수는없다.똑같은 자식이지만 하는 행동에 따라서 부모의 태도도 달라졌던것 또한 부인할수 없다.
죽은 부모에게도 나름대로의 교육관이 있었겠지만 왜, 좀더 따뜻하게 어루만져 줄수없었는지 안타까울 뿐이다. 내성적인 성격의 소유자는 외향적인사람보다 자기 자신을 학대하기도 하고 비관적이 되기 쉽다. 이 세상에 나 혼자 인것같은 이유를 알수없는 깊은 슬픔을 느끼고 있었을 것이다. 자기 자신이 왜 그랬는지 이유를 모르겠다는 말에서, 또,태어나지 말아야 할 사람이 태어난것 같다는 말이. 왜 그렇게 가슴이 아픈지 모르겠다.
부모를 죽인 나쁜놈이라고 조금전 어떤이들은 말하고 있었지만
나 자신 부모로서 반성하는 점도있다.물론 범행은 용서 받을수 없을만큼 잔인하고, 완전범죄를 모방하기위해 세탁까지 해서 옷가지를 버린 치밀함은 인간으로서 도저히 용서받지 못할 행위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두 아들을 둔 내 입장에서 보면 안쓰러운 마음이앞선다. 누구에게라도 자신이처한 입장을 털어 놓을수 있는 상대가 있었더라면. 그런지경까지는 가지않았을텐데....
얼마전에 작은 아들이 내게 이런말을 한적이있다. 엄마는 형 편이라고. 누구 편이라고 말하기엔 이미 성장해버린 아들의 입에서 그런말을 들었을때 솔직히 당황 했었다. 무심코 하는 나의말과 행동에서 형만 편애 한다고 느꼈기에 그런 말을 했을것이다.
참고로 말한다면 큰아이는 호랑이띠 스물일곱이다. 작은 아들은 스물다섯 용띠다. ?아이는 공부때문에 군대는 가지않았고 작은 아이는 다녀왔다. 군데 가는날 나는 눈물을 보이지 않았다.
영장이 나왔을때 축하 한다고 악수를 했더니 우리 엄마 같은 사람은 없을 거라며 씨익 웃고말던 녀석이 이젠 엄마에게서 어떤 섭섭함 마저 느끼고 있는 모양이다. 이론으로는 편애는가장 좋지 않은 것이라고 잘알고 있지만 부모 노릇이 그렇게 이론과 이성으로만은 하기 힘들다 수없이 많은 시행착오를 격으면서 지내왔다. 이땅의 어느 부모가 자식 잘되기를 바라지 않겠는가.
우리아들만 해도 외모가 다른만큼 사고방식도 다르다. 큰 아이에게 내가 관심과 애정을 기울인것은 사실이다. 왜냐하면 고시공부 한다고 화창한 날에도 어디한번 못가고 도서관에서 얼굴이 핼쓱 할만큼 공부를했다. 학교 앞에서 공부하고 있었기 때문에 토요일날 집에와서 일요일에 돌아갔다. 나는 주중에는 간단히 해먹고 주말에 풍성하게 음식을 만들었다. 그런점도 작은아이가 느끼기에 따라서는 다소 서운했는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자신의 일은 자신이 알아서 잘하는 아들은 부모 입장에서 보면 믿음직스럽고 대견하다. 내가 특별히 자녀 교육에 대해서 아는것은 없지만 공부하는 아이가 정서적으로 안정할수 있도록하는것은 부모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어쨌든 열심히 공부했던 큰 아이는 졸업전에 사시에 합격해서 부모를 편하게했다. 나라 전체가 경제적인 어려움을 격고 있을때 남편 역시 힘든 상황이였는데 아들의합격은 그무엇과도 비교할수 없는 기쁨이였다.
마음으로 기도할때도 정성은 하나라고 믿고 아이를위해서 기도했다. 큰아이가 고등학교 시절 흔들릴때가 있었다. 그때 나는 취미로 고전무용을 배우고 있었는데 과감히그만뒀다. 그렇게 좋아하던 시간이였는데...얼마후 일본어 공부를 시작했다. 아이들에게 잔소리하는 대신 내가 좋아하는 것을 열심히하고있다.
옛날 어른들이 자식키우기 힘들다고 말씀하셨지만, 빠르게 변해가는 요즈음은 그말이 더욱 실감난다. 성징이 급한편인 나도 하지않아도 좋을 말을 해놓고 후회 한적도 많다. 애정이 있기때문이라고 스스로에게 변명도 해보지만 부모자격 미달인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내 나름으로는 최선을 다하고 싶다. 아이 책상에 좋은 글귀가 있으면 써놓기도 하는데 치우지않은것을 보면 싫지는 않은것같다. 부모는 작은것에도 감동하는지도 모른다 자식을 향한 끝없는 짝사랑 인지도 모른다. 가끔은 아이들에게서 섭섭함을 느끼기도한다. 그래도 아직은 결혼전이니까 빈둥지의 슬쓸함은 모른다. 바쁘게 생활 하기에 그런지도 모르겠지만....
아침 신문을 보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게됐다. 경악할 정도의 의 범행이지만 인간으로서 가슴아픈 연민이 생긴다. 그 아이를 누구라도 따뜻하게 감싸줬더라면 그런일이 생기지 않았을지도 모른다.전생의 업보라는 말이 떠오르는 하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