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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없는 엄마의 마음


BY 깨비 2000-05-26

3일전쯤 퇴근하고 집에 거의 다 갔는데, 열쇠가 없는거에요..
그날따라 남편은 친구들 만난다고 종로에 나갔거든요.
급하게 전화해서 남편 빨리 집에 오라고 하고,
전 친정에 갔답니다.
친정이 집 근처거든요.

근처 아주머니 댁에 가셨던 엄만 저땜시 들어오셨죠.
제가 반찬 꺼내고 있으니, 밥이 없다고 국수를 해주신다고 하시더라구요.
전 그날 하루종일 아무것도 먹지 않고, 강의를 4시간이 해서, 배가 많이 고프고 힘든 날이었죠.
전 국수 언제 하냐고, 작은 컵라면 하나 있던거 먹고, 수박 먹고.. 그리고 뒹굴뒹굴 하다가, 남편이 올시간쯤 되어 집에 왔답니다.

그런데 다음날 엄마가 전화하셨더라구요.
저녁에 퇴근하고 시간되면 와서 저녁 먹으라고..
그날 밥이 없어서 그냥간게 영 걸리셨다는 말씀을 하시더라구요,
사골 끓여놨으니, 저녁에 밥 새로 해서, 동생하고 저녁 같이 먹자고,
무심히 지나갔던 그날이 엄만 맘에 걸리셨나봐요.
전 그냥 아무생각도 안했는데..

얼마전에 결혼한 동생이나 저나 친정 근처에 살아서 정말 다행인것 같아요..
그날은 너무 늦어 가보지 못했지만,
오늘은 과일좀 사고 해서 퇴근하고 친정에 좀 들려야 겠어요.

우리네 어머님들의 사랑은 어쩜 그렇게 한이 없을까요..
저도 나중에 엄마가 된다면 우리네 어머님들처럼 그런 조건없는 사랑을 줄 수 있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