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165

사이버부부(4)


BY 두아이와 2000-06-07

저녁때였어요.
내 남자가 들어왔습니다. 저녁을 차려줬죠..
차려놓고 컴퓨터 앞으로 달려갔어요.
보이시나요? 애기 업구 밥차리고 애기업구 컴퓨터 앞으로 쪼르르 달려가 컴퓨터 치다가 "물좀줘"하면 쪼르르 달려가 물한컵 후딱 갖다놓고 다시 쪼르르 달려와 컴퓨터 앞에 앉기를 며칠동안이었습니다. 제가 물 만났죠..
내 남자는 맥주 3병을 사가지고 왔습니다. 같이 마시자는거죠..
내 나자는 두병을 저는 1병을...
"맥주마시면서 인터넷을 어떻게 유용하게 사용할건가 같이 얘기해보자" 했는데도 불구하고.. 전
"응.. 이것만 하고.." 하면서 모 사이트의 이벤트에 죽어라고 글을 올리고 있었어요. 디지털 카메라가 상품이었죠.
어떻게 디지털카메라를 공짜로 얻어볼 심산으로 내 남자 말은 귓전이었습니다.
저녁을 먹고 술을 홀짝홀짝하더니 내가 컴퓨터를 끝냈을 즈음엔.. 혼자서 맥주3병을 다 마신거에요..
"어.. 내술.." 했더니..
"가서 소주사와." 하는거에요..
내 술까지 마셔놓고 소주를 사오라니.. 미쳤냐.. 마시고 싶으면 직접 사다마셔..
해놓고 전 또 컴퓨터 앞에 앉았더랬습니다. 그사이에 업힌 아기는 잠들어 이불위에 뉘여놓았죠..
내 남잔 소주를 사오더니 홀짝홀짝 소주한병을 다 마시는 거 있죠..무지무지 서운해 하면서 그러더군요..
"나 밥 먹을 때 같이있어주면 안되니? 밥을 1시간 먹는 것도 아니고 차려놓고 쪼르르 달려가고 쪼르르 달려가고 .. 인터넷 하지 말라는 거 아냐.. 하지만 나 있는 시간은 참을 수도 있잖아.."
"알았어.. 알았어.. 저거 잘만하면 공짜로 카메라 준다기에.."
그 다음날도.. 저는 ..... 컴퓨터에 달라붙었더랬습니다.
신경은 신경대로 쓰고 올것만 같았던 카메라는 오지도 않고..
쩝.. 내 남자는 내 남자대로 신경질 내고.. 결국 절실하게 느낀건 나에겐 공짜란 없다!!! 입니다.
인터넷을 오래 한것도 아니고 알기야 오래전부터 알았지만 얼마 안되는 인터넷 세상.. 볼 것도 많고 신기한 것도 많고.. 그래서 이곳 저곳 가입하고 무슨무슨 이벤트엔 죽어라고 가입하고. 죽어라고 마우스 클릭하고.. 그러기를 일주일 결국은 담까지 결렸답니다.
에구.. 아이가 울어요.. 낮잠 재워달래요..
<다음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