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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를 껴안은 엄마가 보는 세상....


BY 유수진 2000-06-08


휴대용 유모차로 지하철계단을 맞딱뜨릴때, 깊은 한숨을 몰아쉬고는 헤라클레스의 팔뚝이 된다.
얼굴이 벌개지고, 온 삭신이 바들바들 떨리면서 지하철에 올라타도 아무도 양보하지 않는 자리
를 앉고 싶다고 갈망하면서도, 사람들이 아기와 나를 짐처럼 곁눈질할까봐 태연을 가장한다.

마침, 양보해주는 초로의 신사에게 (양보하는 사람들층은 우리의 길들을 고스란히 걸었을 30대
이상의 아줌마들 아니면, 젊은 남자 회사원들) 넙쭉 넙쭉 인사를 하며, 유모차에, 아기짐에, 아기
를 껴않았던 쓰러지기 일보직전의 몸을 추스리며, 이를갈고 생각한다.

그래, 이러니, 장애인들이 휠체어타고 어디 가고 싶어도 꼼짝을 못하는구나!
인터폰 눌러서 직원들 불러 들려내려오는것도 한두번이지, 더운날 인상찡그리며 신경질내는 일
부 직원들의 손에 들려오르내려질때의 기분.....조금은 이해할거 같다. 그들이 새장속에서 가족
들과 함께 몸을 사리는 이유를 우주의 먼지가 차지하는 공간만큼이지만, 조금은 이해가 간다.

지하철 계단의 3분의 1만이라도 아니, 유모차나 장애인들의 휠체어가 오르락 내리락 할정도의
공간만이라도 확 밀어버리면, 아기 껴안고 사는 엄마들이 구지 운전면허증을 따 복잡한 교통에
욕먹어가며 일조하진 않을테고, 장애인들이 주눅들어 정상인들에게 의지하며 생활하진 않을텐
데....

발명가도 되어본다.
접으면, 50Cm 정도 되는 휴대용유모차!
계단을 만나면, 쏙 가방에 집어넣고, 아이만 안고 올라가는.....
엄마는, 짐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발명가도 되어본다.
택시를 탈때에도 휴대용 유모차 펼치고 있으면, 아예 서지도 않고, 그나마 아기 안고 접힌 휴대
용 유모차들고, 등에 짐 한보따리 메고.....
트렁크 열어주는거 귀찮아하는거 아니까, 엄마는 또 죄인마냥 (우리나라는 짐많으면 죄인이다)
두팔에 짐들 끌어안고 아기 끌어안고, 간신히 올라타면, 우리아빠도 택시운전하시지만, 일부 택
시기사 아저씨들 정말 이갈릴정도로 분노스럽게 하는분들 많다.

"아니 그렇게 힘들게 뭐하러 나다녀요? 그리구, 이렇게 가까운거리 그냥 걸어가지, 어휴참..."

"죄송합니다. 아기가 있어서요."

"옛날 엄마들은 애기 업고 이고 지고 다 그러구 다녔어요. 요즘 엄마들 애기 너무 쉽게 키우려
든단 말야! 세상 많이 조아졌지....."

그후 그 기사 아저씨를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내돈주고 내가 타는 택시에서도 아기를 껴안은 엄마들은 결코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인가부다.
엄마들이 생각하는 세상은 정말 아직도 멀었다.

--택시기사 아저씨들....
위엄마같은 모습의 아줌마들 타면, 욕만 하지 말고, 집에 있는 사모님, 토끼같은 자식한번 생각
해 주세요.
애들이 다 대학생이라구요...
그럼, 아저씨 어머니들이 아저씨 키웠을때의 어머님 은혜에 대해 한번 묵념해 주세요.

지하철 구석탱이 밀어버리자고 외치고 있는
아줌마들의 맞춤친구 파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