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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그네 설움....기분 진짜 더티하다!


BY 유수진 2000-06-11


어제 엘리베이터 안에서....
여학생 하나와 40대 아줌마 둘, 나 은비유모차에 싣고 하루종일 속도 메식거리고( 술먹어
서 위염이 다시 도졌는지) 식료품 사들고 탔는데....
아줌마둘이 고래 고래 거의 소리지르는 수준의 목소리로, 얘기를 하고 있었다.
"어유 꼭 애기 한둘 데리고 있는 새댁들이 그런다니까"
"생리대를 재활용품통에 집어넣어서, 경비 아저씨가 걸 휙 들치는데, 얼마나 얼굴이 화끈거리던
지.... 여자 망신 다 시키고 돌아다니고 있어."
"어유 요즘 새댁들 고등교육 이상들일텐데, 아니, 왜그래들"
"고등교육 이상들이면 뭘해, 머리에 똥만 잔뜩 들었지"
나를 흘끔 흘끔 쳐다보며.... 다른 한 아줌마와 여학생 내리고 그 한 아줌마는 혼자 소린지, 나
들으라는 소린지 18층 자기층에 내릴때까지 떠들고 있었다.
"어유~ 드러워서 정말.... 지 밑00 깨끗하게 할줄만 알았지, 집안은 온통 쓰레기더미같이 하구
선..... 아니, 왜 그러구들 사는지 몰라, "
그리구 무슨 욕인가 주절주절 떠들다 내렸는데.....
난 참고 있었다.
왜......
나그네니까....
내가 우리집이 전세만 아니였어도....
우리집이기만 했어도..... 다 엎어버렸을거다.
왜 증거도 없는데, 젊은 새댁들이라고 다 싸잡아서 말하는지..... 분노스러웠다.
첫 반상회에서 부녀회 회장이라는 사람이 분유뚜껑을 재활용 박스에 담은 사람에 대해 왈가왈부
하며, "요새 젊은 새댁들이 그래" 라고 했을때도 난 또 참았었다. 왜? 분유를 쓰면 당연히 젊은
새댁일건 분명하니까....
하지만, 요새 4,50대 일부 아줌마들 언어선택을 신중히좀 가려가면서 했으면, 좋겠다.
아무리, 아줌마가 못할말이 뭐있나, 아줌마는 용감해! 그래도, 괜히 타인에게 정신적인 피해까
지 입히면서, 용감해질 필요는 없는것이다.
옆에 그 아줌마들이 말하는 애기하나 딸린 젊은새댁이 타고 있는데도 그렇게 욕설을 퍼붇고 말
을 함부로 한다는건 증거도 없이 생사람하나 잡는거하고 무슨 차이가 있겠는가.
난 이런 이웃이 가장 증오스럽다.
파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