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큰언니네 다녀왔다.
큰언닌 나보다 더한여자다. 사람들은 연년생이면 대단하시네요.. 하는데.
큰언닌 연년년생으로 딸 하나에 아들이 둘.. 일곱살,여섯살,다섯살짜리가 있다.
컴퓨터를 조립해달라기에 마석 골짜기에 사는 촌 동네에다가 컴퓨터 한대를 중고로 설치해주고 아이들이 할만한 게임을 깔아주며 입이 닳도록 인터넷으로 끌어들이지만.. 아직 그곳은 열악한 환경임에 틀림없고 무턱대고 전화선으로의 통신은 꿈조차 꾸지 못한다.
아. 그보다.. 그집엔 피아노 한대가 있다. 여섯살 때부터 지금까지 피아노를 치고 있는데 걱정이라고 한다. 바이엘 32번에서 한달내내 넘어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일곱살에 초등학교 1학년생인 조카는 학교공부도 버거울텐데 피아노 학원까지 다닌다. 그게 추세고.. 또 하늬가 자청해서 다니는 거니까 보내주는 거란다.
내 남자와 난 계산했다. 작년 8월부터 한달에 6만원씩 하면 우와~~~ 60만원.. 60만원에 바이엘 32번 (그돈 다 나주~~ 내가 바이엘 뗘주리~~)
피아노로 가.. 건반을 하나씩 두드리며 조카한테 음계로 무엇이냐고 물어보았다. 조카는 "도~" "레~" "솔~" "시~" "미~"하면서 대답하기 시작했고 다섯번중에 셋을 맞췄으며 눈썰미가 좋아 내 손가락의 위치로 계이름을 파악하고 있었다.
살짝 등을 돌려 보지 못하게 한 후 다시 쳤다.. 조카는 너무 좋아하며 대답했지만.. 같은 건반을 다섯번씩 눌러도 다섯번중에 두번만 맞추고 나머지는 다른 계명을 대고 있었다.
문제가 여기 있었다. 도레미파솔라시도는 알지만 이 절대음계를 귀로는 못듣고 있으며 악보조차 보지 못하고 손가락 번호만 외우고 음만 익혀서 치고 있었던 것이다.
"피아노 학원선생이 하늬 디따 좋아하겠다. 야단 안쳐?"
"한번도 쳐본적 없구, 학원비도 오래다녀서 반값이야"라며 오히려 좋아한다.
"그런 학원 다신 보내지 마"
언젠가 동네아주머니가 오셔서 토로한적이 있었다.
초등3년인데 피아노를 치고 있는데 아이는 그 번호를 잘치게 되서 다른 번호로 넘어가고 싶은데 학원선생님이 넘어가지 않고 계속 그 전것만 반복하더라는 것이다.
전화를 걸어 아이가 넘어가고 싶어하는데요, 했더니 아직 넘어갈 때가 아니라는 것이다. 언제 넘어가는가요. 했더니 다른 아이들과 속도와 계획을 맞춰서 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때도 그랬었다.
"그런 학원 보내지 마세요."
스케줄에 따라 아이들 번호를 넘기는 학원과, 아이가 절대음계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데 손가락 번호에 중점을 두고 악보조차 읽히지 않는 학원은 절대로 사양하세요.
그렇다면 문제는 학부모들한테 있는 건 아닐까.
언니한테 그랬다.
"언니가 바로 조기교육파의 한 산증인이다. 초등학교 1학년이 뭐가 빠르냐고 그러겠지만 영재가 아닌이상 초등학교 1학년이 무슨 음계를 알고 박자를 알며 계명을 알아서 손가락까지 전달하는데 무리없이 하겠느냐고. 당장 등돌려서 이거 무슨 음이지? 하고 물어봐도 제대로 짚어내지 못할정도라면 차라리 피아노 그만두게 하라고 내가 보기엔 하늬는 평범한 아이라고 그러니 피아노를 가리키고 싶다면 지금 여기서 그만두고 초등학교 3학년 지나서 가르치라고 그러면 바이엘 상권은 아마 한달이면 다 띨거라고"
물론, 연습, 연습, 반복연습을 하다보면 잘할 수 있겠지만 언니조차도 못넘어가는 32번 데리고 앉아서 이틀을 닥달을 했더니 넘어가더라 하면서 만족해 하지만 그게 과연 아이를 위해서 좋은 일인지 걱정됐다.
고로,
내 남자와의 대화에서 내가 물었었다.
"민겸인 언제부터 피아노 가르칠까?"
"봐서"
"........"
"음계부터 가르쳐. 난 5학년때 피아노 쳤는데 가르쳐주지 않았어. 스스로 깨우쳤지. 피아노는 외워서 치고."
내 남자도 어렸을 때 잘못된 가르침을 받았었던 것이다.
나는!! 내 아들과 딸에게 피아노 가르치는데 있어 최소한 바이엘 상.하는 내가 가르칠 것이다. 내가 잘났다는 게 절대로 아니고, 수운~~~전히 학원비가 아깝기 때문에...
뭇 사람들은 피아노 학원에서 아이들 사귀는 것 때문에 보낸다고 하는데, 과연 그런걸까?
---<다음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