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 저것 젊은 나이에 장사해보고 끝내 대구라는 낯선 타지에 총각의 몸으로 12평짜리 생활.주방용룸 할인마트를 차렸습니다.
첨엔 의욕이 대단했지요.
맹세코 가져온 가격에 20%이상 마진을 보지도 않았고 나름대로 소신이 있어 정찰제를 하기 위해 3일 밤낮을 고생하며 거의 만개가 넘어가는 물품에 일일이 가격을 붙여 놓았습니다.
후...
참 너무들 하시더군요.
100원을 깍아 살림에 보태시는 것에 대단한 자부심이라도 가지고 있으신 분들인가 봅니다.
그 100원이 상대에게는 모여서 전기세가 되고 집세에 보탬이 되는 피같은 돈인데요.
좋습니다.알뜰한거라 이해하겠습니다.
하지만 제가 원가를 붙여 놓았더라도 아마 아줌마들은 거기서 또 깍으려고 했을겁니다.
욕심이 끝도 없는거지요.
정찰제는 물건너 갔고 저는 중간에 -에이 차라리 남들처럼 가격을 올려서 찍어 놓고 깍아 주는 척 해볼까?-하는 생각도 해 보았습니다.
그러나 그런 비양심적인 상술은 정말 하기 싫었습니다.
언젠간 알아 주겠지..단골들은 알아 줄거야.하면서요.
...근데 단골들은 단골들대로
-어머 단골인데 안깍아줘요?
-뭐 하나 안끼워줘요?
이러질 않나,요즘은 하도 등살에 지겨워 점포정리를 하고 있습니다만..아주 가관이더군요.
-이왕 정리하시는 김에 한 50%는 해주셔야 하는거 아녜요?
-어머 그럼 나중에 사야겠다.아저씨 떠날때쯤엔 더 싸게 내놓으실거 아녜요?
기껏 해달란대로 다 해주고 10000원짜릴 5500원에 해줄라치면..
-그 500원은 왜붙여요?그냥 5000원에 해요.
이러질 않나...
제가 너무 부분을 일반적으로 매도하고 있나요?
글쎄요.
오죽하면 제가 장사 10개월만에 접고 떠날려할까요?
남의 피같은 장사밑천을 ?뻬低纛막졍?기생충으로 밖에 안보는군요.
왠만큼들 하십시요.
장사하는 사람도 세상 같이 살아가고 있는 사람입니다.
서로 이익이 되게 살아가고 싶다고요.
살다보니 그렇다고요?
빠듯한 남편 월급때문에 그렇다고요?
아뇨...절대 아닙니다.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하십시요.
그건 절약때문이 아니라 남에게 손해를 안보려는 이기심때문입니다.
아니 손해는 안봐야 되는게 당연하겠죠.
그러나 정도가 넘어서 아줌마들은 상대의 입장이나 이익은 전혀 고려치 않고 행동하고 있습니다.
그저 내 지갑의 돈만 아까운거죠.
양심적으로 팔라고요?
해보세요.직접...
10000원 팔아 2000원 남는데 1000원 깍아주고 나머지 1000원으로 감지덕지하며 장사해보라구요.
뭐 꽁짜로 하나 더 얹어주지 않나 흘끔 흘끔 쳐다보는 그 징그러운 눈길이 싫어 차라리 제가 포기하고 맙니다.
제가 세상을 어떻게 바꾸겠습니까?
제가 죽는 수밖에요.
참 비통합니다.
게다가 거짓말까지 하더라구요.
-어머 저기선 이거 5000원인데..
하하하하..
저요,일주일에 한번씩 대구에 있는 백화점과 대형 할인마트에 가서 가격조사했던 놈입니다.
그리고 제발 가격비교를 하시려면 똑같은 회사,똑같은 품질로 비교하세요..
이건 어디서 택도 없는 싸구려를 보고와선 이건 왜 이렇게 비싸냐고 따지시는덴 정말 말대꾸하기도 벅차더군요.
제가 너무 예민해 있는거겠지요.
물론 다 그렇지는 않습니다.
어떤 분은 매번 와서는
-아저씨 감사해요.너무 싸게 주셔서.
이러는 분들도 있습니다.....가끔은.
제가 통계를 내볼까요?
10에 2?
나머지는 다 욕심에다 약삭빠른 잔머리나 굴리는 사람이데요.
해줘도 해줘도 끝없는 그 욕심..
만족할 줄 모르고 타협할 줄 모르는 그 간교함..
생활이 그렇게 만들었다고요...?
그래요.이해합니다.
저 역시 이젠 아줌마들 덕에 배운게 있으니까요.
-이렇게 살면 안돼.]
통밥 굴리고 적당히 사기치며 살아야해.
내가 나쁜건가?삶이 이렇게 강요한거지...
잘 먹고 잘 사세요.
저야 망했지만...아줌마들의 애들은 덕분에 제 피같은 물건으로 도시락 싸 다니며 잘 크겠죠.
그리고..계속 그렇게 욕심 불려가며 사세요.
그 나온 아랫배 만큼이나 불룩한 욕심으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