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앓던 이가 빠진날


BY 이혜영 2000-06-20

어디서부터 무엇이 꼬이기 시작해 여기까지 왔는지도 모르게
서로가 가슴에 꽁하니 묻어두기만 했던 감정을 어제 속 시원히
털어놓았읍니다. 제가 가까이 지내는 동네 언니들과 그동안
사소하게 서운했던 일들을 어제 무슨 폭풍이 지나가듯 그렇게
서로 뱉어놓고 보니 조금은 멋적기도 하고, 속이 시원합니다.

하지만 한편 인간관계에 회의가 들기도 합니다. 다 같이
애 낳고 나이먹어 가는데 어린아이들처럼 서로 꽁해서 그렇게
가식처럼 위선처럼 서로를 아무렇지도 않은듯 대한다는게
조금은 서글프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줌마 문화(?)가 그런
걸까요? 아니겠죠. 사람 사는게 다 똑같겠죠.

결론은 잘 지내자로 끝났지만 그동안의 골이 조금 깊은 듯
서로 조금은 어색하고 조금은 멋적은 기분이예요.시간이
지나면 그런 감정들이 정리가 되길 바래요. 게다가 저는 남편
직장문제로 얼마안에 이곳을 떠날지도 모르거든요. 그래서
마음이 더 조급한지 모르겠어요. 그안에 되도록이면 좋은
인연으로 마무리 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