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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가 바라보는 의약분업사태의 진짜 꿍꿍이


BY 사라 2000-06-20

첫째, 의사들은 들으라!

나는 오늘 아침 신문을 보면서 참을 수 없는 비애를 느꼈다.

우리가 우려했던 바들이 파업이 시작되기도 전에 벌어지는 현실에 참담함을 금할 수 없었다.

북새통을 이룬 병원들은 마치 에티오피아의 피난민 수용소를 보는 듯 했고,

나는 거기서 어떠한 인간의 존엄성도 발견할 수 없었다.

파업 때문에 순리를 거스르고 분만촉진제로 엿가락 뽑듯 뽑아낸 신생아가

너무 허망하게 생을 마감했다는 기사는 이땅 의료계의 부조리를 압축하는 표본이었다.

천륜을 거스르는 당신들이 과연 우리사회 지도층이라 존경 받던 의사들인가?

히포크라테스의 선서는 치열한 밥그릇 싸움에서 변질 될 대로 변질되고,

그래도 당신들은 하얀 가운 입고 지식인의 얼굴로 웃을 것인가?

당신들이 뭐라고 주장해도,

그 파업의 정당성을 아무리 부르짖는다 해도,

주요일간지 5단통 박스광고에 돈을 쳐들여가며 당신들의 목소리에 합리성을 부여한다고 해도

내겐 그저 비겁한 변명의 다른 모습으로 보일 뿐이다.

당신들의 진짜 꿍꿍이는 결국 밥그릇 분배의 논리다.

철저히 국민의 건강을 저당잡고

우리의 새싹들 목에 칼을 들이대가며

당신들이 관철하고자 하는 게 대체 무언가?

당신들은 결국 돈벌이의 수단으로 의대를 선택하고 의사의 신분을 즐기는 졸렬한 족속들이다.

인간에 대한 예의도 모르며 달달달 의학지식을 외웠을 당신들이

그 위대한 허준의 후예라고 짖떠들지 말라.


둘째, 위정자들은 들으라.

우리나라 의료계의 모습은 졸속행정의 표본이다.

당신들이 과거 노동자를 탄압하던 전형적인 밀어붙이기로 의사들을 몰아부치며 이루어내려는

이 의약분업의 본질을 나는 잘 알고 있다.

의약품 오남용...?

당신들이 언제부터 그렇게 국민을 걱정하고, 국민의 건강을 염려했던가?

당신들은 철저히 '선진국'이라는 단어의 망상에 사로잡힌 위정자들일 뿐이다.

그리고 지도자에 충성하려는 수뇌부들의 철저한 아첨 근성의 산물에 불과하다.

당신들이 좀더 선진국 문턱에 가까이 하려는 의지가 있다면

왜 엉뚱한 곳에는 잘도 들이붓는 국민의 혈세를 국민건강에 과감히 투자하지 않는가?

전국민의료보험 제도로 바뀌며 파란 딱지에서 하얀 딱지로 바뀔 때

당신들은 차라리 그 종이값을 아끼는 게 훨씬 나았다.

살던 집 전세로 내주고 무일푼으로 시골 가난한 부모의 조립식 집으로 들어가야만 했던 참담한 내게

당신들은 집이라는 대단한 재산이 있다는 이유로 턱없이 보험료를 징수해 갔다.

보험료를 낼 때마다 월세를 낼 때의 억울한 심정을 당신들은 아는가?

그 졸속행정에 이어 당신들은 또한번 국민을 우롱하고 있다.

서민의 그 알량한 재산을 물고 늘어지더니 이번엔 의사들의 목을 조르고 있다.

대체 이렇게 다같이 처참해져가며 누구를 위해 이토록 서두르는 것인가?

왜 우리 국민은 이렇듯 정권이 바뀔 때마다 대통령들의 업적을 위한 희생양이 되어야 하는가?

김영삼은 OECD에 지맘대로 가입해놓고 이젠 우리도 선진국이라고 의기양양 떠들었다.

나는 가늠조차 안되는 액수의 돈을 그 잘난 OECD 회원가입비로 쾌척하고,

국민의 피고름 짠 돈으로 갖은 위세 다 부리더니 그 결과가 어떠했는가?

우리는 IMF라는 된서리를 맞았고,

가장들은 길거리로 ?겨 났으며,

단란했던 가정들은 풍비박산이 났다.

그리고 나는 아직도 그 한파의 한가운데서 이렇게 허리띠를 졸라매며 살고 있다.

그러고도 지 잘못을 모르고 나돌아다니며 대한민국 지도자의 수준을 더럽히고 다니고,

제 얼굴에 침뱉고 다니며 반성할 줄 모르는 게 이땅의 지도자들이다.

아, 김영삼, 당신의 뻔뻔함은 치매인가 노망인가.

지금 이렇게 잠잠히 있으며 또 무슨 짓거리로 우리를 놀래킬 깜짝쇼를 준비하고 있는가.

이땅의 모든 위정자들을 불도우저로 갈아엎고 그위에 새로운 씨앗을 뿌리고 싶다.

더이상 국민을 당신들 충성의 도구로 삼지 말라.

선진국은 대세의 흐름이다. 역사의 변증법이다.

당신들이 조급하게 우격다짐으로 몰아부친다 해서 선진국이 되는 것은 절대로 아니다.

국민의 의식이 성장하며, 그 다양한 의식의 발전과정 속에서

어느날 우리는 분명히 이 가짜가 아닌 진짜 선진국의 문턱에 들어설 것이다.


셋째, 약사들은 들으라.

우리들 비전문가의 눈에는,

한의사를 이기더니 의사집단 마저 무릎 꿇게 하는 당신들의 파워가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당신들의 집단이기주의와 이익논리는 이번 사태보다 훨씬 더 한 수 위였다는 것만은 분명히 알라.

이 어설픈 의약분업의 최대 수혜자가 당신들이라는 오해도 겸허히 받아들이라.

이익이 되든, 손해가 되든

당신들의 정의에 대한 침묵은 확실히 비겁하다.

침묵하고 있다 해서 강자는 아니지만, 당신들의 기득권이 보장된 건 사실이다.

물론 폐업하는 약국이 생길 수도 있고, 약국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생길 수도 있다.

그러나, 분명한 건

당신들은 지금 필론의 돼지라는 사실이다.

그것까지 부정할 생각은 하지도 말라.



아, 아직도 분이 안풀려 코뿔소처럼 씩씩거리는 사라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