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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댁 식구땜에 울고 있어요......


BY 2LANY 2000-06-26

시댁식구들땜에 고민하시는 분들이 있을것 같아서 왔더니,
정말 그렇네여... 제 이야기를 들어줄 누군가가 너무 필요해요.
저희 남편은 3남5녀의 우먼파워가 쎈 시누이들이 위로
다섯이나 있고 게다가 막내랍니다. 어려서 부모님을 여의어
누나들이 제 남편을 돌봤겠죠. 지금은 이렇게 둘이서 하나?榮쨉?
절 너무 미워하시는거 있죠. 사실 결혼전에 한번 트러블이 생겨서
파혼하라고 소동피운적도 있었는데, 도저히 그럴수 없어서 제가
빌고 또 빌고해서 겨우 결혼했답니다. 전 그래도 제가 잘하면
시댁하고 잘 될줄 알았어요. 하지만 그렇게 되지 못하고 있어요.
시댁이 한곳에 모여 살다보니 다들 자주(이삼일 간격)모이시는데
전 수원이 집이고 맞벌이라 한달에 한번이나 두번은 꼭 갑니다.
한달에 두번이면 자주 아닌가요? 네번밖에 없는 일요일을 감안한다면
전 정말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전 다른 시댁식구와는 달리 고스톱을
별로 좋아하지도 않구요. 매번가면 밤이새도록 치고 그다음날
저녁까지 먹고 와야 "잘들어가라"는 말을 해주시지, 피곤하다거나
다른 약속으로 일찍 가려면 싫은 내색을 하면서 절 괴롭힙니다.
엇그제는 이런일도 있었어요. 멀리 이사를 가는 친구를 만나기 위해
토요일날 친구들과 만났는데 갑자기 남편이 누나들이 오란다는 전화를
받고 난감해하다가, 이번엔 못갈것같다고 말했습니다. 그 전 주에도
용인엘 갔었거든요. 그 다음날 아침에 못간게 죄송해서 전화를 드렸더니
평소에도 유난히 절 미워하던 세째누나가 이런말을 하더군요.
시집 무서운줄 모른다고, 와서 음식해논거 먹구 힘내서 남편 확 휘어잡고
살아야되니까 담에는 꼭 오라고......... 전 아무말도 못했습니다.
전화를 끊고 얼마후 엄마가 전화를 했는데, 엄마 목소리 들으니까 더
서러웠지만 차마 말은 못하고 끊고 나서야 엉엉 울었습니다.
그 전부터 내게 던졌던 대못같은 말들이 한꺼번에 머리속에서
계속 메아리쳤습니다. 그때 못참고 말대꾸라도 한마디 했다면...
아마누나들은 이혼이라도 하라 그랬을지 모르겠습니다.
남편은 너무 착한 사람이라, 누나들에게 대들줄을 모릅니다.
그런 성격이라 누나들이 더 절 기가 세다고, 남편 잡고 산다고
생각들 하시나봐요. 어쩔땐 그럴거 평생 데리고 살지... 그런 생각도
들구요. 남편은 제게 미안하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전 벌써부터
다음 주말에 용인에 가면 식구들이 제게 어떻게 할지가 너무
두렵고 무서워요. 키도 작고 몸집도 작고 목소리도 작은 제가
그렇게 기가 쎄다면 왜 누나들에게 대들지 못하고 참고 있는건지...
다음주에 제가 참고있던 말들은 내뱉기라도 하면 그땐 저와 제 남편은
둘이 되던지, 아님 누나들과의 의를 끊고 살아야될거예요.
그게 싫다면 제가 무조건 참던가요..... 참아야 겠죠? 언제까지 참으면
될까요? 제가 과연 그때까지 참을수 있을까요? 저도 5남매중의 막내로
응석받이로만 커와서 이런 대우 받기는 생전 처음이랍니다.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겠어요. 엄마한테 말할수도 없는 노릇이고..
정말 울것만 같아요.... 왜 내가 이러고 있는지.....
시댁식구들이 절 너무 예뻐서 자주 보려고 이러시는건 절대 아니잖아요.
무조건 며느리는 복종해야하는 우리나라 결혼풍습도 원망스러워요.
하소연이라도 해야 살것 같아서 장황하게 늘어놓았는데, 좀 후련해졌어요.
제 이야기를 들으니까 오히려 답답하시진 않으셨나 모르겠네요....
21세기를 넘어선 요즘도 조선시대 저리가라할 시집살이를 견뎌내시는
많은 소쩍새 며느님 여러분, 힘냅시다. 눈에서 피눈물 나게하는 사람은
자기 눈에서도 언젠가 피눈물 날이 있을겁니다. 저 무섭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