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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 보고 잘란다


BY 풀씨 2000-06-29

하참 하참
내가 뭘 잘못했다말이고
도대체 시레기국이 맛이 쪼까 짭아졌다케도 그렇제
그기 뭐이 그리 성낼일이고

그라고 와이셔츠가 후줄근해 보인다꼬?
그기 내탓이가
날씨 탓이제
다려놔도 장마통이라 습기 땜시 그리 된거로
와 내 탓하노 말이다

또 있제
현관에 벗어둔 구두좀 밟았다꼬
칠칠맞게 남편신발 밟고 댕긴다꼬
구박했제

그라면서 제꺽 신발장에 간수 몬했다꼬
구박했제

와 니는 손이 없드나 들어오면서
제까닥 집어 넣지 와

내가 나이가 몇이고? 이제와서 씨잘데기
없는 지청구 받아줄 나이가 말이다
같이 머리털 희어져 감시롱 그렇게
?쳅? 말자 이말이다

이날 이때꺼정 참 마이 참았데이

말도아인것 같고 내한테 올매나 시비했노
신물 날라 칸다

참말로 돌이켜 가심에 손 얹고 생각해 봐라이
니 양심이 꼭꼭 찔리끼다

오늘밤은 도저히 마주보고 몬 자겄다
벽보고 잘끼께네 건들지 말그라
속아지가 우찌 그리 좁노?


복닥 복닥 끓고있는 아지매 독백임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