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시려는지 하늘이 잔뜩 찌푸렸네요. 조용한 음악과 따스한 차한잔의 여유를 가져 봅니다. 문득 몇일전의 일들이 생각나네요. 딸아이 수빈이의 3번째 생일이었어요. 그래서 낮에 아파트에 사는 같은 또래들을 불러놓고 조촐하게 생일파티를 열어줬지요. 아이가 넘 좋아하더라구요. 건강하게 아무 탈없이 잘자라준 아이가 얼마나 고맙고 대견하던지요.. 저녁에 남편이 퇴근하고 돌아왔는데 손에 장미꽃 한다발이랑 아이에게 줄 선물이랑 케익이 들려있었어요. 왠 장미꽃다발이냐고 묻자 남편왈 " 수빈이 낳느라 고생했어.너 선물이야" 넘 기쁘고 행복하고 고마워서 뽀뽀를 마구마구~~~~ 에궁.. 넘 야한가?? 근사한 레스토랑에 가서 분위기 있게 식사하고 와인도 한잔 하고 케익 절단식(?)도 하고... 아이가 넘 좋아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나또한 행복해 지더라구요. 저녁에 잠자리에 들었는데 남편이 옆구리를 찌르며 건네는 봉투!!! 에궁..이게 왠 떡이냐!! 필시 돈봉투여!!!! 속으로는 쾌재를 불렀지만 겉으로는 아무것두 모른척 "어머..자기야..이게 모~~야??"하며 열어본 후 기절할뻔 했어요. 예상과는 전혀 다른 것이 들어있었거든요. 제 이름으로 예약이 된 "종합병원 건강검진예약서" 감기도 잘안걸리는 건강체질인 내가 무신 건강검진?? 의아해하는 나에게 남편하는 말이 "우리 오랫동안 건강하게 서로 사랑하며 살자.그러기 위해선 건강해야하고.. 난 네가 없으면 안되는 거 알쥐??" 몇십만원 짜리 사고를 친 남편이었지만 난 아무말도 할 수가 없었어요. 기냥 눈물만 흘리며 남편 품으로 파고 들었지요. 고맙다는 말을 아직 못했어요. 늦은감이 있지만 지금이라도 편지를 쓸까해요. 나두 당신을 많이 아주 많이 사랑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