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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판박이 가족


BY 자작나무 2000-07-10

작은 아들 학교엘 갔더니
선생님께서 대뜸 누구 어머니시죠 하며 한눈에 알아보신다.
얼떨결에 녜! 하면서도 영 기분 찜찜이다.

아들이 엄마 닮기 예사이건만
녀석이 워낙 한인물을 못해주는데
그 말이 어찌 반가울까.

정말 저 녀석이 날 닮았나싶어 옆눈으로 흘겨보니
우린 절대 닮은 꼴이 아님이 분명하다!!!
근데......
남들은 어떻게 저 얼굴에서 날 연상한단 말인가.
저 사정없이 부풀은 얼굴에서.........
그것도 한두 번이 아니고 만나는 사람마다.....


그러고나서.....

저녁을 잘먹고 과일을 들고 거실로 가니
거기 또 한쌍의 판박이가 있다.
남편과 큰 아들이 TV를 보고 있는데 그 폼이 정말 가관이다.

둘다 입을 반 쯤 벌리고
둘다 오른 쪽 다리위에 왼쪽 다리를 똑같이 올리고는
그것도 모자라서
둘다 같은 박자로 다리를 떨고 있는 것이다.
순간, 나는 그 가공할만한 유전자의 위력에 할말을 잊었다.
둘은 생긴 것도 인감 도장인데 어찌 하는 짓까지....

그리고,
나는 상심한다.
남편 한사람만도 벅찬데
거기에 저 녀석까지 똑같은 인간이니........

세상엔 돌연변이도 많기만 하두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