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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일에선


BY 쟈스민 2000-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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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하는 당신은


저녁숲에 내리는 황금빛 노을이기보다는


구름 사이에 뜬 별이었음 좋겠어



내가 사랑하는 당신은


버드나무 실가지 가볍게 딛으며 오르는


만월이기보다는


동짓달 스무 날 빈 논길을 쓰다듬는


달빛이었음 싶어.



꽃분에 가꾼 국화의 우아함보다는


해가 뜨고 지는 일에 고개를 끄덕일 줄 아는


구절초이었음 해.



내 사랑하는 당신이 꽃이라면


꽃 피우는 일이 곧 살아가는 일인


콩꽃 팥꽃이었음 좋겠어.


이 세상의 어느 한 계절 화사히 피었다


시들면 자취 없는 사랑 말고


저무는 들녘일수록 더욱 은은히 아름다운


억새풀처럼 늙어갈 순 없을까


- 도 종 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