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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추쌈 친구들아 ~~~ 간만이다!


BY 영자 2000-07-15

상추쌈 친구들아, 그동안 잘들 있었쟈?

여그 쪽지편지에 느그들 글이 있는 것을 읽기만 하고 늘 지나갔다. 왜냐구? 울신랑이 나보구 키보드 많이 두드리지 말라고 혀서 말이다. 마자마자... 혹 손가락에 무리가 갈 지도 모르잖어... 할머니랑은 살기 싫단다, 울 신랑이.

지금도 내가 허리아프고 온 몸이 쑤시다고 하면 울 신랑은 날보고 할머니라고 놀린다.

난 요즘 세월 참 좋다... 친정엄마가 해주시는 따스한 쌀밥에 맛난 미역국, 고기반찬, 내가 좋아하는 오이지를 삼시 세끼 꼬박꼬박 챙겨먹고 중간에 빵, 우유, 요구르트, 과일로 간식을 한다. 이러다 위가 빵빵하게 늘어나면 어쩌나 걱정이다. 아마도 내가 이렇게 삼시 세끼에 간식까지 챙겨먹은 건 초등학교 이후로 첨이 아닐까 싶다. 중고등학교 다닐 때부터 아침밥은 잘 안먹고 다녔거든. 어쨋든 이달말까지 여기서 푸욱~ 쉬려고 하는데 이렇다 뚱땡이가 되는건 아닌가 모르겄다. 먹는 것도 그렇지만 하루에 한번은 꼭 낮잠을 자지 않냐... 그렇다고 움직이는 것도 아니고... 정 뭐해서 하루에 한 두번씩 체조는 하고 있다.

글고, 느그들은 마리아 얼굴 한번도 못봤쥐???
난 봤다~~~ 마리아가 나 병원있을 때 병문안 왔었거든. 갑자기 어떤 이쁜 아가씨가 들어와 '황인영'이를 찾는데... 내가 누구세요??? 하고 물었더니,,, '나 마리아야.' 하더라구.. 울 엄마가 '그런데 왜 아가씨 같애요?'하고 물었다니까... 마리아는 얼굴도 하얗고 디게 얌전하게 생겼어. 마리아란 이름이 정말 잘 어울리더군. 목소리도 얼마나 얌전하고 차분한지... 오히려 병원 침대에 있는 내 목소리가 더 컸다니까...

마리아야. 그 날 병원에는 잘 다녀갔는지 궁금타. 정말 반갑고 고마웠어. 8월에 우리 모일 때 네 얼굴 또 보고싶다. 그 때까지 건강하게 잘 있어야 한다...

울프야, 내가 없는 동안에 홈도 다 만들어놓고 여그서 친해진 언니들도 더 많은 것 같고... 역시 종횡무진 활약이 대단한 울프의모습이 보이는구나, 나 땜에 기차표 끊었다가 취소한게 두번이나 되고말이다. 늘 걱정해줘서 고맙다.

곱단아, 넌 요즘도 느그 신랑이랑 알콩달콩 잘 살고 있냐? 네가 나를 위해 찐하게 기도 많이 했을텐데... 실망시켜서 미안타. 곱단아, 그러고보니 내가 얼굴 모르는 사람은 너 하나뿐인갑다. 도대체 울매나 곱게 생겼길래 내게 나타나지 않는건지... 8월에 만날 땐 꼭 나올꺼지?

루비야, 느그 신랑이 내 걱정을 많이 했다고라? 역시 미인은 어디서나 관심의 대상이 되다니까... *^^* 느그 남편도 우리의 지리산행이 취소되서 섭해하겠다. 나같은 미인을 만날 기회를 놓쳐서 말이다. 느그신랑은 지난번에 다른 곳으로 발령난다더니 어케 됐나 궁금타. 난 우째 너그 신랑한테만 관심이 있는 것 같다. 그치?

미현아, 지난번 통화할 때 그랬지? 네가 키운 상추는 벌써 다 자라 뜯어서 먹어버렸다구. 그 새 시간이 그렇게 흘렀구나. 내가 없는 동안에도 넌 역시 울 친구들에게 웃음을 주고 있었나보다. 울프 이름도 그렇고... 다른 울프얘기도 그렇고... 역시 넌 우리 상추쌈 멤버에 없어서는 안될 인물이다. 인물!

mikka야, 내가 너 지난번에 나 병문안 왔을 때 생각한 건데, 네가 누굴 닮았다... 싶었거든. 근데 알았다. 너 있잖아. 탤런트중에 '이민영'있지? 옛날에 드라마 '짝'에서 김혜수 후배로 나온 애... 걔랑 비슷하다. 이미지가... 아주 많이 닮았어. 큰 눈하고 입술하고... 기분 안나쁘지? 나 걔 좋더라... 물론 네가 더 이쁘지~~~잉.... 나 8월에 출근하면 젤 먼저 울 사무실 근처로 와서 밥사라... 알았쥐?

미애야. 난 너를 사진으로만 봤쥐. 나도 아들 하나 떠~억! 낳아서 너그들 '아들아 넓은세상을 보라' 아지트에 정회원으로 당당히 입소하려고 했는데.. .실패했다... (흑흑!!) 물론 큰아들(?)이 있으니 괜찮다고들 하지만 난 우리 신랑을 큰아들로 생각 안하련다. 하늘같은 서방을 우째 아들처럼 생각하겄노? 한 2년후쯤 회원에 들 수 있으려나? 아이를 가지려면 최소한 1년이상은 있어야 한다니까.. 말이다. 그 때까지 '아들아~' 아지트를 잘 꾸리고 있어야 한당! 알겄쥐???

뽀야... 지난번 대전에서 보았을 때 너의 뛰어난(?) 외모에 또 배신감을 느꼈었쥐. 그 충격에서 헤어나기도 전에 내가 병원에 들어가는 일이 생겼다.. 뽀야, 너의 그 귀여운 아들은 잘 있겠지? 나를 무척 따르던데... 뽀야, 우리 8월에 만나려고 하는데 그 때는 뽀도 볼 수 있으려나?

상추들아!!!
오늘 나 우리 서방님 배알한다. 거의 한달만에 샤워를 했다. 머리도 감고... 얼마나 개운한지 모른다. 울 신랑이 지난 월요일에 퇴원시켜 주고 갔는데... 내가 그랬거든. 나 샤워하기 전엔 여기 오지 말라고... 깨끗한 모습 보여주고 싶으니 토요일이나 되서 오라고말야. 보고 싶어도 꾸~욱 참았다가 토요일에 오라고 신신당부를 했었어. 그랬더니 이 신랑님이 진짜루 한번도 안오대??? 그래서 우린 5일만에 가족 상봉을 한다. 오늘.

드디어 목욕재개(이거맞나?)를 하고 서방님을 만나는 날이라 내가 기분이 무쟈게 좋다. 우리는 첫 데이트를 시작한 날부터 결혼에 골인하는 날까지 하루도 안 만난 적이 없었다. 그리고 결혼하고나서도 계속 쭈~욱 붙어지냈으니 사실 내가 병원에 들어가기 전까지 하루도 떨어져 있었던 적이 없는 짤떡부부(?)인데 말이다. 이번에 친정에 있는 바람에 우리 부부 최초로 5일간의 이별이 있지 않았겄냐? 우리 무지 보고싶겄지? 그치?

상추들아~~~
너그들도 나 보고잡아도.. 쬐깨민 참아라...
신랑들에게 미리미리 이쁘게 보여서 8월에는 모두들 시간 낼 수 있기를 바래. 이번에 우리 아홉명 모두 모일 수 있으면 참 좋겠다. 신랑들 함께여도 좋고... 우리끼리도 좋고... 너희들 좋은데로 하면 나도 좋아. 암튼 8월엔 꼭 볼 수 있게 건강관리들 잘하고 가족관리들도 잘 하려무나.. 특히 곱단이...니는 하나님께도 허락받아 놓으렴...

그럼. 또 쓸께..

좋은 주말 보내라... 나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