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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선물 받고 싶어


BY 새별 2000-07-20

오늘은 내 생일이다.
원주는 양력 나는 음력으로 하다보니 원주와 내 생일이 겹쳤다.
생일이어도 아무도 생일 축하한다는 말도 없어 참 쓸쓸한 날이다.
차라리 생일이 없었으면 덜 쓸쓸할텐데 생일만 되면 기쁘기 보다는 항상 쓸쓸하고 더 외롭다.
생일이 뭐 별건가 하며 웃어 넘기려 하지만 친정 식구도 시댁 식구도 아무도 전화조차 주진 않는 날은 참 서글프기만 하다.
여전히 무심한 남편은 별말이 없을뿐만 아니라 큰딸 원주가 3000원을 보태 (어제 2000원을 아버지에게 탔다고 했다)
엄마가 좋아하는 책을 사주겠노라고 아침에 아버지에게 꿔달라고 하는 것을 무색할 정도로 거절했다.
핸드백에 꾸겨져 있는 2000원을 보고 "엄마는 받은걸로 할께'' 라고 말했지만 그 기분......

4.19일 결혼기념일엔 꽃배달서비스를 받아 참 좋았는데.
이번에는 꽃도 사지 말고 꽃배달도 하지 말라 했더니 진짜 딱이다.
그럴수 있냐고 되물으면 "생일이 뭐 별거냐 그렇게 먼저 밝히니 해주기 싫다" 뭐 그런 말투가 되돌아 올 것이다.
기대하지 않고 의지하지 않으려 해도 사람 마음이 참 그렇게 안된다.

남편은 좋은 사람이다. 집안일도 잘 도와주고 삭싹하고 씩씩하다.
예의바르고 순수하다.
다만 한가지 단점이 그 모든 것의 빛을 바래게 한다. 적어도 나에겐 그렇다.
술을 너무 좋아하는 것
한번 마시면 끝을 봐야 하는 성격에 한달에 한번, 두달에 한번 , 석달에 한번 어쩔때는 연락하고 가끔은 연락 없이 밤새도록 술을 마신다.
연락이 될 때는 나도 안심하고 자지만 연락이 되다가 끓길때면 기다림에 애가 끓는다. 자기를 믿고 안심하고 자라고 하지만 나도 그러고 싶은게 소원이지만 이상하게 신경이 서고 심장이 오그라드는 같은 기분으로 거의 뜬눈으로 밤을 지새운다. 너무 괴롭다.
내가 너무 괴롭고 힘들다고 말하고 글로 써 놓지만 그는 그때뿐 술이 들어가면 술의 힘이 그를 조종해 소용이 없다.
나도 안들어올때면 집을 나가기도 하고 별 방법을 다써 보았지만 고쳐지지 않는다.

그래서 내가 변해 그가 들어오지 않는 날이면 그냥 자버리기로 했지만 그게 안되니 참 괴롭다.
요앞주 화요일에도 밤새도록 술을 마셔 나는 화가 났고 지금도 화가 덜 풀린 상태에서 맞이한 35번째 생일이다
밤새도록 술먹는 그를 이해하고 내버려두고 싶은 것이 나의 희망이고 행복이란 걸 알지만 그만 이해하면 참 편안한 결혼생활이란 걸 알지만 그게 안되니 결혼한지 8년째 나는 참 힘들다. 생일에 무심한 것 보다 술 먹고 집에 안 들어오는 그 버릇이 더 견디기 힘들다.
이 단점이 그의 좋은점을 다 말아 먹어버린다.
그가 나쁜 것인지, 이해 못하는 내가 나쁜 것인지.
이번 생일에 내가 정말 받아보고 싶은 것은 그 어떤 생일선물이 아닌 1년만이라도 밤새도록 술마시지 않는 것, 마시더라도 연락은 하고 마시는 것 바로 그것이다.
그는 아내가 필요없는 사람이다
왜냐면 아침도 자신이 스스로 차려먹고 점심 저녁도 거의 차려주라는 말없이 요리도 척척 해댄다. 친구들이 와서 눈이 휘둥그래질정도로 .. 나도 그건 감사하다. 그?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