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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추가루와 맛소금


BY 칼라 2000-07-31

아이들이 기다리던 YWCA 갯벌탐사날.
나는 준비물이 적힌 메모지를 보면서 하나씩 하나씩 챙겨주었다.
그런데 준비물 속에는 맛소금이 들어 있었다.
순간 나는 아이들의 탐사가 끝나면 맛있는 간식(?)을 먹으려고
하는 줄 알고 (응, 이상하다. 왜 하필 맛소금일까?) 하면서
맛소금+ 후추가루를 고루 고루 섞어서 싸주었다.
잘 다녀오라면서 출발지까지 자가용으로 모셔다(?) 주면서 과자까지 챙겨주었다.
저녁때 돌아온 아이들의 얼굴은 아프리카에서 방금 돌아온 모습이었다. 나는 그 동안 있었던 일을 하나 하나 물어보면서
맛소금은 잘 먹었니? 하고 물어 보았다.
큰 아이 지수는 "엄마! 우리 소금은 이상해요. 다른 아이들은
갯벌 구멍에 맛소금을 뿌리면 조개가 잘 나오는 데 우리꺼는
이상하게도 한 마리도 안나왔어요. 그리고 구멍속에서 나오던 공기 방울 마저도 소금을 뿌리니까 안 나왔어요. "하였다.
뭐! 소금을 뿌려!
순간 나는 실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내 생각에는 맛소금은 간식시간에 조개구이를 해먹는 줄 알고 초고추장은 매우니까후추가루까지 생각해서 넣어 주었던 것이었다.
지금도 그 일을 생각하면 너무나 황당하고 창피해서 얼굴이 빨개진다.
앞으로 주부 여러분들도 갯벌 탐사를 가실때는 순수한 맛소금만
챙겨가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