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폼잡다 완전 폼구겼다.
어제 남편과 영화를 보기로 했쥐. 몇년만의 영화구경이던가....
울 서영이 태어난후 한번도 극장 가본적이 없으니....
아침에 눈을 뜨니 비가 억수로 오더군. 요즘 유행하는 9부바지는 친정에 벗어놓고 와서 없고 다 긴바지로 땅을 끌어 비오는데 입고 가기 그래서 모처럼 치마를 입었다. 치마입었는데 슬리퍼신고 각선미 구길수 없길래 힐을 신었다.
출근할때는 괜찮았다. 퇴근길 삼성에서 남편을 만나 코엑스몰에 있는 극장에 가는데 난 그리 역에서 많이 걸어야 하는줄 몰랐다.
완전 인어공주된 느낌이더라. 한발한발 디딜때마다 그 참을수 없는 고통이....
도저히 안될것 같아 울 남편에게 표 끊어가지고 오라고 하고 난 저녁먹을 장소에서 기둘렸다. 근데 한참뒤 울남편오더니....
극장까지 갔는데 어디가 매표소인지 못찾았다고 함께 가자고하더라... 내참! 북에서 건너온 사람도 아니고 매사에 마누라 없음 뭐하나 제대로 하지를 못하니.... 혼자보낸 내가 등신이쥐!!!
결국 남편손을 이끌고 극장에 갔다. 모르면 물어라! 그게 내 신조다. 모르면서도 남에게 묻지않는 인간들 있다. 난 길가다가도 모르면 아무나 붙잡고 묻는다. 엉뚱한길로 가서 헛걸음하는 것 보다 훨씬 현명하니까... 그래서 물었다. 매표소가 지하 2층이더군. 울남편 아~ 이게 표사려고 줄서있는거였구나! 한다. 아이고 속터져.
그래서 줄서라고 하고 난 앉을곳을 찾았는데 빈자리가 없더라... 그래서 다시 남편에게 가보니 표사는 줄이 2줄이었는데 처음섰던 줄에 안있고 다른줄 맨뒤에 또 있는거야. 그래서 왜 여기있냐고 했더니 이줄에 사람이 좀 적은거 같아서.... 한다. 아무리 그래도 계속 섰던 줄에 있었음 3분의 1이상은 갔을텐데....
내가 못말린다. 미션2 표사갖고 밥먹으로 갔는데 울 남편 이런데서 사먹으면 꼭 인스턴트 음식 먹는기분이라며 투덜투덜... 그러니 생전 외식을 못하지. 집밥을 먹어야 든든한 인간이니 내 신세가 월매나 고달프겠어.
시간이 여유롭기에 커피숍에서 커피한잔 먹자고 했더니. 알았어! 커피마시자. 자판기커피! 하며 기분을 깬다. 알았다고 답했더니 아니라며 커피솝에 들어간다. 아니 그럴거면서 왜 꼭 초치냐구. 첨부터 응해주면 기분이나 안깨지는데... 그래서 해놓고도 욕먹는다 항상.
극장선정도 그렇다. 내가 이왕이면 새로 지은 극장에서 보자며 삼성에서 보자고 했더니 부천에서 보자는거다. 영화를 보는데 극장이 뭐 그리 중요하냐며... 당연히 중요하쥐! 그래서 내가 제발 동네좀 벗어나자고 했더니 니가 언제 부천에서 영화보기나 했냐는거다. 결국 삼성에서 볼거면서 꼭 한번 내 속을 긁어 나한테 욕한번을 번다.
암튼 우리는 자리가 없어 가운데 맨앞에서 두번째에 앉아 보았는데 목 뒤로 넘어가는줄 알았다.
집에 오는길 정말 눈물이 날것 같더라. 발이 아파서.
울 남편은 지하철안에서 널 데리고 어딜 가지 말아야돼. 꼭 집에 돌아오면서 아프다고 초를친다나???? 그래서 내가 그랬지. 너두 꼭 가자는 내 기분 한번 초치고 따라온다고.. 암튼 초치는 부부다. 아파트 후문입구에 들어섰는데 에고 안되겠다. 싶어 밤이라 아무도 보는이도 없다는 생각에 신발을 벗어 양손에 하나씩 들고 집까지 맨발로 걸었다. 울 남편 그모습 보더니 아니 그러면서 왜 구두는 신고 나와서 그 꼴이 뭐냐며 한타박 한다.
아직도 발바닥이 너무 아프다. 내가 왜 구두를 신었는데....
남편과의 몇년만의 데이트에 나름대로 신경쓴다고....
내가 앞으로 힐을 신으면 심심해가 아니다. 슬리퍼만 신고 사는 울 아줌마들이여. 힐은 우리것이 아니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