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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화학박사의 글


BY 이성적인 시민 2000-08-11

제 목 : 어느 화학박사의 글 (펀글입니다..)


나는 단지 의약 분업에 관심을 가진 한 시민이다. 그러나 공부도 할 만큼 했고(화학
박사) 사회 현상에도 어느 정도 눈을 떴다고 생각한다.

여러 방법을 통해 검토 해본결과 깨달은 점은 이번 사태는 전적으로 의사가 옳다는 점
이다. 만약 이번 싸움에서 의사가 지면 단언하건데 우리나라의 미래는 없다. 옳지 못
한 정부의 정책에 대해 90퍼센트 이상으로 들고 일어난 가장 전문화된 지식인이며 가
장 보수적인 전문가 집단의 고뇌를 자기들이 무슨 일을 하고있는 지도 모르는 시민단
체나 국민과 의사를 이간질 시키려는 정부의 속임수로 짓밟는다면 단언하건데 앞으로
우리나라의 미래는 암담하다. 의료에 대해서 나름대로 공부했다는 경실련 이윤정 간사
나 이강원 실장 등의 '개인' 의견이 어떻게 서울의대 교수 협의회의 의견과 비슷하게
나마 다루어질 수 있다는 말인가. 진심으로 통탄한다.

자본 주의 사회에서 정당한 댓가 없이 오는 보상은 없다. 어찌 방만한 재벌과 관치 금
융의 구조조정에 수백 조를 쏟아 붓는 정부가 국민의 건강과 행복에 가장 직접적인 의
료에 수 조원을 쓰는 것을 아까와 한다는 말인가. 의료인들은 허황된 꿈으로 패가 망
신한 재벌도 아니며 원가에도 못미치는 저숫가 속에서도 세계적인 의료 수준을 가지
고 성실히 봉사해 오던 이들이 아닌가. 이들은 단지 그들이 일한 만큼 받고 싶어하고
그들 직업의 존엄성과 앞으로의 국민의 건강을 염려해 일어선 우국지사라고 나는 생각
한다.

21세기 가장 중요한 산업이 무엇인가. 실체 없는 인터넷 산업인가. 그럴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보다 더 큰 분야는 바이오, 신약, 생명 공학이고 이것의 밑거름은 바로 의학
이라는 점을 정부는 아는가 모르는가. 앞으로 국가 경쟁력을 좌우할 가장 중요한 산업
을 스스로 황폐화시킨 나라에 무슨 미래가 있는가. 바이오 가 중요하다는 것은 코스
닥 투자하는 주부들도 알지 않던가. 황금알을 낳을 수 있는 오리를 단지 의사라는 이
유로 때려 잡아야 겠는가.

국민들도 잘 알아야 한다. 우리 의료는 우리 나라의 발전에 가장 소중한 산업의 하나
이고 수많은 인원을 고용하고 있는 산업이다. 정부와 국민은 선진국 수준의 의료 서비
스를 요구하며 원가에도 못 미치고 선진국의 20분의 일의 비용을 지불하여 왔다. 이것
은 그리 오래 갈수 없다. 이것은 필연 적인 것이다. 벌써 미국 병원에 가서 수술 받
고 치료 받는 돈이 1조원을 훨씬 넘어 섰다. 이대로 가면 곧 수 십 조를 넘을 것이
다. 왜냐하면 누구나가 자신의 건강과 생명이 가장 소중하니까. 우리 의료가 저숫가
의 굴레에서 쓰러지면 여러분과 여러분의 자녀들은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한다.
집 팔고 전세돈 빼서 미국 가서 수술 받아야 한다. 왜 이것을 깨닫지 못하는가. 소나
타 100대 아니 1000대를 팔아도 미국 병원에서 간암 치료 한 번 받으면 손해 본다. 아
마 10000대 쯤 팔아야 할 것이다. 이미 내 주위에도 여유 있는 사람들은 다 미국에 가
서 치료 받고 있다. 또 이지경이라면 앞으로 다들 그럴 생각이고.

그러다가 미국 의료 자본이 들어오면 우리나라의 실력 있는 의사들은 환영할 거다. 아
무것도 모르는 사람들이 의사 폐업하니 의료시장 개방하라고 하는데 이미 의료 시장
은 개방되어 있다. 단지 저숫가 때문에 안들어 오고 있는 것 뿐이다. 그리고 현재 우
리나라에 들어올 정도의 커다란 자본은 미국의 의료자본 밖에는 없다. 언제 우리나라
정부가 외국 자본과 협상해 이기는 것 보았는가. 아마 자금 사정에 시달리는 현대 재
벌의 현대중앙병원 같은 큰 병원 몇 개를 제일은행 팔아넘기듯이 헐값에 팔아 넘기겠
지. 그리고 협상에서 의료숫가 자율화 할 것이고 미국의 건강보험 회사 들어 오겠지.
의사들도 미국 병원에 근무하면 좋아할 것이다. 병원장급은 연봉 100-200만불 정도 받
는 미국인의사가 올 것이고 한국 의사들은 주 5일 근무에 연봉 한 5-10만불 받으면 좋
아들 할 것이다. 죽어나는 것은 국민이고.

이미 교육정책 실패로 미국에 나가는 돈이 얼마인가. 이 같은 시나리오는 교육에서 이
미 거의 현실화 되었다. 의료도 시간 문제다.

또 하나의 무서운 점은 지식인인 의사 집단을 무참히 짓밟아 버리는 맹목성이다. 의
사 집단을 시민단체와 언론을 동원해 반개혁, 집단 이기주의자들로 몰아버리는 행태
가 이제 어떤 집단에게 가해질 것인가. 나는 이것이 무섭다. 의사들 마저 짓밟아 버리
는 사회가 또 어떤 약자를 못 짓밟겠는가.
국민들이여, 부디 의사 선생님들의 말씀에 가슴을 열고 귀를 기울여 보자. 단세포적으
로 있는 놈들이 더해 라며 반응하지 말자. 정당한 노력에 정당한 대가를 치루는 사회
를 만들자. 능력 있고 노력하는 사람이 잘 사는 사회를 반대하는가. 밤 새워 우리의
생명을 돌보아 주면 거기에 합당한 대우를 하자. 왜냐하면 우리의 생명은 싸구려가 아
니기 때문이다. 이것이 우리 민족, 우리 국가가 굳건히 발전할 수 있는 길이라고 나
는 굳게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