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161

내가 흘린 눈물 - 이산가족 상봉의 날


BY myheart 2000-08-15


모처럼의 휴가라 남편,아이들과 집에서 가까운 코엑스에

영화도 미리 예매해 놓았겠다 여유있게 놀러갔다. 물론

남북 이산가족 상봉이 오늘이라는 것은 알았는데, 솔직히

어느 장소에서 하는지도 몰랐고, 가보니 우연히 우리가 간

전시장옆이 바로 역사적인 이산가족 상봉의 현장이었다.

가족 단위로 놀러나온 사람들이 북에서 온 이산가족들을

맞이하기 위해 꽤 오랜 시간을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물론 자발적인 축하의 자리였다. 학생시절 걸핏하면 한손에

는 태극기, 다른 손에는 성조기들고 거리에 나가 의무적으로

미국 대통령을 환영해야했던 기억들도 떠올랐고....짧은 시

간이지만 세월의 변화도 느끼면서...나도 모르게 그 대열에

끼어 있었다.

드디어 그들을 태운 고속버스들이 속속 도착하고 차에 내려

우리앞을 지나가자 사람들은 소리를 지르며 환영의 박수를

쳤다. 손을 흔들며 눈시울을 붉히며 지나가는 북에서 온 이

산가족들의 얼굴을 보는 순간 나도 모르게 눈물이 줄줄 흘

러내렸다. 이산가족하고는 직접적 상관이 없는 내가 흘린

눈물을 내 아이들에게 다 설명할 수 없는데...한맺힌 아픔

을 겪은 당사자들의 마음은 오죽하랴....앞으로의 남북문제

가 어떻게 흘러갈지, 과연 김정일의 속셈이 무엇인지......

그런것을 떠나서라도 지구상에 하나밖에 안남은 분단국가의 이

속깊은 아픔을 과연 어느나라가 우리만큼 뼈아프게 느낄수

있을까....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진 역사가 남긴 힘겨운 숙

제를 떠안은 한민족의 일원임을 나도 모르게 깨달은 순간이

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