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124

한겨레신문 질의서-의협답변


BY 최혜숙 2000-08-16

Medical News 게시판

한겨레 신문 공개질의에 대한 의협의 답변서
번호 : 2634 출 처 : 의협 게재일 : 2000-08-16 오후 12:24:16 조회수 : 3572
한겨레신문의 공개 질문에 대한 의사협회의 답변입니다.

안녕하세요. 한겨레신문에서 의협에 드리는 질문서입니다. 1. 의약분업은 원래 지난 99년 7월 시행예정이었지만, 준비미비를 들어 의료계가 1년 연기를 주장한 바 있고, 지난 99년 5월10일 보건복지부 주관하에 의료계, 약계, 시민단체가 2000년 7월1일 시행을 합의한 것입니다. 합의 이전에 의사들의 요구를 관철하기 위해 투쟁을 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더라도 이미 가장 중요한 틀을 합의한 뒤에 세부 내용을 문제삼아 전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의사폐업 및 의사파업을 하는 것은 명분이 없다는 의견이 많은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누차 이야기 된 것이나 합의된 바가 없습니다. 어떤 단체의 합의란 것은 대표가 이전 회원들의 찬성 여부를 묻는 어떠한 절차를 거쳐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과정이 전혀 없었습니다. 의협회장의 대표성은 회원들의 의견을 물은 뒤 합의안을 도출하고 다시 회원들의 찬성여부를 묻는데 달려 있는 것입니다. 민주사회에서 회장이 이러한 중요한 사안을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예는 없습니다. 그러므로 이전의 합의란 것은 전 의협회장 개인의 자격이었을 뿐이며 회원들의 의견을 묻는 과정에서 회원들은 반대하였고 그래서 의협회장은 사퇴하여 합의는 이루어지지 않은 것입니다. 이렇게 분명한데도 불구하고 계속 합의 운운하는 것은 그 자체가 비도덕적인 여론몰이에 불과함을 신문사에서 더욱 잘 알것입니다. 더구나, 개인 자격으로 합의한 안도 이미 어용 시민단체와 약사협회와 정부에 의해서심하게 왜곡되었으므로 그 자체도 이미 정당성을 상실한 것입니다. 이완용이 을사보호조약에 서명하였다하여 우리가 일본의 속국이어야한다는 논리를 주장하는 이는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그렇지않습니까?




2. 99년 11월30일 1차집회와 2000년 2월17일 2차집회까지는 동네의원경영난을 주장하며 보험수가 인상을 주목표로 내세웠는데, 3월에 수가조정이 있은 뒤 의사들은 수가 때문이 아니라 분업 때문에 투쟁한다고 바꾼 것은 어떤 이유에서입니까?



=아직도 의사들의 폐업사태에 이른 진정한 이유를 모르는 귀사의 어두움에 대하여 심히 안타까울 뿐입니다. 귀신문이 세상을 밝히는 등불의 자세로 좀더 우리나라의 의료현실과 정부의 방임, 횡포에 대하여 그 동안만이나마 연구하셨다면 이러한 질문은 있을 수 없다는 생각입니다. 정의의 신문으로서 어떻게 일방적인 정부의 선전에 현혹되어 진실을 호도하시는지요? 먼저 묻고 싶은 것은 우리나라가 국민건강을 생각하는 복지국가라고 생각하십니까?의사들의 투쟁은 살인적인 보험수가만의 문제도 아니고 보험수가를 올렸다고 기만하는 정부의 위선의 문제만도 아니고 의약분업이 아닌 의업분업을 해서 보험제정을 아끼고 일반의약품을 무제한 오남용시킬 정부의 기만과 독선만의 문제도 아닙니다. 이땅에서 전문가의 역할을 인정하지않고 비겁하고 악랄한 방법으로 얄팍한 경제적인 논리로 국민과 의사에게 상처를 가하려는 정부의 악의에 대한 항거입니다. 만약 귀사가 언론자유에 침해를 받는다면 언론탄업이라고 항거하시겠지요. 이와 마찬가지입니다. 의사들의 진료권이 갖가지 방법으로 이미 위협받고 침해받고 있었으나 힘으로 끝내 진료권을 파괴하고 빼앗으려는 폭력에 항거하는 것입니다.



3. 지난해 의약분업 실시 합의 뒤 이미 국회를 통과한 중요 의료개혁정책과제로서 이미 법을 바꾼 사항인데 의사협회는 또다시 법개정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시행도 하지 않고 문제점이 파악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법개정을 요구하는 것은 의약분업의 또다른 당사자인 시민단체와 약계에서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이 때문에 시민단체 등에선 의사들이 의약분업을 무산시키기 위해 폐업투쟁을 벌이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품고 있는데 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시민단체와 약계가 원하면 되는 것인가요? 어용 시민단체와 약사의 이익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단지 우리나라에 적합한 진정한 의약분업, 시민단체가 아닌 시민을 위한 의약분업 나아가서는 진정한 의료체계를 만들길 원하는 것입니다. 귀사에게 묻고 싶은 것은 만약 현 정부와 약사와 어용 시민단체가 합의한 의약분업안이 국민의 불편만 증가시키고 일반의약품 오남용과 무분별한 불법진료(아마도 복지부장관도 불법진료를 부추긴다죠. 경한 병은 약국에서 치료받아도 되지않느냐는 등)를 양산하고 저소득층의 부담을 증가시키고 일차의료기관의 파멸을 만들고 의료왜곡구조를 더욱 심화시킬 가능성이 크다면 그래도 의약분업을 계속 하시겠습니까? 누구를 위해서요? 약사 아니면 정부 아니면 알량한 어용 시민단체? 진정 국민의 편에서 다시한번 생각해보시길 바랍니다. 삼풍백화점은 짓지를 않았어야 되겠지요? 처음부터 잘 만들어야됩니다.



4. 병원급의 경우 인턴과 레지던트 등 전공의들과 봉직의들의 파업으로 모두들 의료사고를 비롯한 의료대란을 걱정하고 있는데 이런 사태에 대한 대비책은 무엇입니까?



=국민 건강에 대한 책임은 의사에게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정부에 있는 것입니다. 지하철 노조가 파업할 때 교통대란에 대한 대비책을 노조가 세우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나, 우리는 응급실이나 중환자실 등에 대한 대책을 나름대로 세우고 파업에 임합니다. 파업을 하는 어떠한 단체도 대책을 세우지 않습니다. 하지만 도의상 대책을 세우는 것입니다. 말하자면 국가에서 담당해야 할 부분을 의사들이 하는 것입니다. 의료대란에 대한 도의를 무기삼아 의사들을 계속적으로 강제하고 협박했던 정부가 비도덕적입니까? 아니면 의사직을 포기하면서까지 어쩔 수 없이 파업하는 의사가 더 비도덕적입니까? 의사들도 국가로부터 보호받아야될 국민임을 명심하십시오.




5. 혼합판매 금지를 주장하는데 의약분업을 실시하는 어떤 나라에서도 일반의약품의 혼합판매를 금지하는 나라는 없습니다. 박카스와 게보린 등 2가지 약을 사도 의사협회 의견에 따르면 혼합판매인데 과연 설득력이 있다고 할 수 있는 것입니까?



=이런 질문을 들으면 귀 신문이 과연 객관적인 자세로 얼마나 의약분업에 대하여 연구하였는가에 의심이 생깁니다. 의사협회에서 주장하는 바는 한가지입니다. 국민들 편의와 의약품오남용의 방지 제대로 된 진료와 처방에 의한 조제, 판매의 비독점을 이루는 제대로 된 의약분업인 것입니다. 그래서 안정성이 확보된 일반약은 슈퍼등에서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24시간 약에 대한 접근도 쉬워서 비응급환자의 응급실 내원도 줄게됩니다. 박카스나 게보린 같은 것은 슈퍼판매약이므로 혼합판매가 아닙니다. 약국에 가서 '무엇주세요' 라고 할 수 있는 약들은 슈퍼판매하면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복약지도가 필요한 약은 약사에게서 사고 처방이 필요한 약은 처방에 의한 조제를 받고 그것을 의사협회에선 주장하며 임의조제의 가능성이 높은 혼합판매는 줄이는 것이 합당하다는 것이 의사협회의 주장입니다. 그러나 약사협회, 보건복지부는 줄기차게 슈퍼판매를 반대하고 있습니다. 과연 무엇때문일까요? 약사협회는 당연한 것이고 보건복지부에 포진한 엄청난 약사출신의 공무원의 역할을 무시할 수 없겠지요. 의약분업이 약사를 위한 것이 되어서야 되겠습니까?




6. 분류에서 전문약을 높이게 되면 환자들 거의 모두 병의원을 들러야 할 국민 부담과 보험재정 부담이 크게 늘어나게 됩니다. 폐업 이유로 의약분업에 따른 국민부담 증가 우려를 들고 있는데 서로 모순된 것은 아닙니까?



=그렇습니다. 정부에서 의약분업을 이렇게 강제하고자 하는 목적이 바로 보험제정의 억제에 있는 것입니다. 전문약은 보험이 됩니다. 그러나, 약국에서 사먹는 일반약, 한약제제등은 보험이 되지않습니다. 국민은 병원에서 처방받고 조제료내고 약을 타면 비록 보험이 되지만 약국에서 일반약을 사먹는 것이 값은 비싸도(보험이 적용되지 않으므로) 접근성이 용이하다는 이유로 일반약에 대한 이용빈도가 상대적으로 증가할 것입니다.(진찰료, 처방료, 조제료를 내지 않으므로) 그렇다면 당연히 국민들은 왠만하면 일반약을 사먹게되고 몸속에 병을 키우게되겠죠. 국민은 일반약과 한약제제를 무분별하게 남용하게 되지만 국가는 보험제정을 아끼게됩니다. 자연스럽게 일차의료는 비의료인인 약사에게로 이동하게되고 의원은 사실상 궤멸하거나 비양심적인 진료, 비보험진료에 생존을 걸게됩니다. 의료는 붕괴되지만 정부는 이익입니다. 보험비는 거두지만 국민은 일반약을 사먹습니다. 정부는 남는 돈 돈놀이에 쓰겠지요. 결코 복지에 투자하지않습니다. 이것이 정부와 약사가 원하는 거꾸로 가는 의료입니다. 의사협회는 의약분업에 따른 국민부담증가를 우려합니다. 그러므로 국가의 대폭적인 복지정책에의 투자, 재정지원의 약속을 원하는 것입니다. 전문약이 늘어야 합니다. 그래야 의약분업의 원래 목표인 약물의 오냠용을 막을 수 있는 것입니다. 잘 생각해보시길 바랍니다.




7. 처방료를 9470원으로 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는 의약분업 실시의 경우 단지 처방료만 가지고 의사 1인당 하루 50명을 진료할 때 1000만원의 추가이익을 요구하는 셈입니다. 사회적으로 의사들은 고소득층으로 알려져 있는데 과연 이 요구의 정당성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조제료가 얼마인지 아십니까? 조제료가 처방료보다 훨씬 비싸며 약사들은 조제료외에 약품관리료등의 수익을 챙긴다는 것을 아십니까? 먼저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처방료만 가지고라고 하셨는데 의사의 수입은 진찰료, 처방료외엔 별 내용이 없습니다. 하루 50명을 진료하려면 8시간해서 몇분씩 진료하여야할까요? 다시 한번 말씀 드리지만 처방료는 처방에 대한 가치를 매기면 되는 것입니다.




8. 우리나라에서 의사 1인당 월 수입은 어느 정도 돼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기자 1인당 월 수입은 어느 정도 돼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중국집 주인 1인당 월수입은 어느 정도 돼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이발사의 1인당 월 수입은 어느 정도 돼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짜장면 한 그릇의 가격은 중국집 주인의 월 수입을 생각하고 만들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단지 짜장면 한 그릇의 가치에 대한 가격을 매기면 그만 인 것입니다. 진찰료나 처방료는 의사 1인당 월 수입으로 매겨지는 것이 아닙니다. 진찰의 가치와 처방의 가치, 수술의 가치에 대해 매기면 되는 것입니다. 귀하의 말씀대로라면 의사가 1000명일 경우엔 진찰료가 엄청 싸겠군요. 왜냐면 1000명이 엄청 많은 사람을 진찰하여야하니까 그분들의 1인당 수입을 보면 진찰료는 엄청 싸게 매겨져야 되지 않나요 하지만 의사수가 늘어나면 진찰료는 점점 더 비싸지겠네요? 그것은 경제논리에도 맞지 않습니다. 말도 안되는 논리를 왜 의사에게는 유독히 강제하려는 걸까요? 지식과 전문성의 가치를 매기면 됩니다. 의사의 수입은 많을 수도 있고 적을 수도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제대로 된 나라라면 전문성에 대한 가치는 높을 수 밖에 없지요. 세금을 많이 거두거나 그런 것에 대한 부담은 국가가 하던지 하는 것으로 빈부격차를 해결하는 것이 복지국가입니다. 전문성과 지식의 가치를 말살하는 것이 선진국은 결코 아닙니다. 거꾸로 가는 나라. 배꼽이 배보다 큰 나라 그것이 우리나라입니다.




9. 의사들의 이번 투쟁은 결국 자신의 이익이 걸려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습니다. 이전에 '환자의 권리'나 '환자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투쟁에 나선 경우를 찾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맞습니다. 의사들은 의사란 직업을 가진 국민일 뿐입니다. 자신의 이익이 걸려있지 않은 데 투쟁이 있습니까? 노조의 예를 들어봅시다. 노조는 극단적으로 자신의 이익을 위한 단체입니다. 하지만 아무도 그들을 비난하진 않습니다. 노조에게 성인이 되길 원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의사들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의사들은 사회적 책임이 있으므로 이제까지 투쟁이란 극단적인 방법을 택하지 않은 것입니다. 하지만 이번 투쟁은 반드시 의사개인의 이익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잘못된 의료체계에 대한 항거입니다. 만약 건설업자들이 국가의 날림공사정책에 반대해서 데모를 한다면 그것이 건설업자들의 이익과 관련이 있다하여 욕할 것입니까?




10. 의약분업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내용은 무엇입니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귀사같은 정론의 보도를 하는 신문에서 정부와 약사협회와 어용 시민단체의 농간에 넘어가지 않고 국민들에게 진실을 알리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 이전글 : 뉴스목록 : 다음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