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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월님의 초혼


BY 영 2000-08-17







초 혼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

허공중에 헤어진 이름이여!

불러도 주인없는 이름이여!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심중에 남아있는 말 한마디는

끝끝내 마자 하지 못하였구나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붉은 해는 서산 마루에 걸리었다

사슴의 무리도 슬피운다

떨어져 나가 앉은 산위에서

나는 그대의 이름을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부르는 소리는 비껴가지만

하늘과 땅 사이가 너무 넓구나

선체로 이자리에 돌이 되어도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김 소 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