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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마와숙녀


BY 뜸부기 2000-08-21




목마와숙녀


한잔의 술을 마시고


우리는 버지니아울프의 생애와


목마를 타고 떠난 숙녀의 옷자락을 이야기한다


목마는 주인을 버리고 그저 방을 소리만 울리며


가을속으로 떠났다 술병에서 별이 떨어진다


상심한 별은 내 기슴에 가벼웁게 부서진다


그러한 잠시 내가 알던 소녀는


정원의 초목 옆에서 자라고


문학이 죽고 인생이 죽고


사랑의 진리마저 애증의 그림자를 버릴때


목마를 탄 사랑의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세월은 가고 오는것


한때는 고립을 피하여 시들어가고


이제 우리는 작별을 하여야 한다


술병이 바람에 쓰러지는 소리를 들으며


늙은 여류작가의 눈을 바라다보아야한다


.....등대에....


불이 보이지 않아도


그저 간직한 페시미즘의 미래를 위하여


우리는 처량한 목마 소리를 기억하여야 한다


모든 것이 떠나든 죽든
그저 가슴에 남은 희미한 의식을 붙잡고
우리는 버지니아울프의 서러운 이야기를 들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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