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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눈깨비


BY 큰소리 2000-08-24







*진눈깨비*

-김 서정-
오랜 새월을 서 있는 이곳은

진눈깨비가 내리는 빈 들

옷깃을 잡아당기는 내게 당신은 말했지

진눈깨비 오는 밤에 찾아 오겠다고



그리하여 따스한 봄날보다

눈보라 치는

추운 날을 더 사랑했지



당신 떠난 빈들에서

진눈깨비를 맞고 선 나는

그만 녹 슬고 말았다



그러나 내 고독한 품에서

녹슨 몸을 뚫고

시가 자라고 있었네



진눈깨비

그 하늘의 흐느낌을 넉넉히 껴안는 시

어둠으로 더욱 빛나는 시

당신과 마주할 아침을 부르는 시가

내 고독한 품에서

소복소복 자라고 있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