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눈깨비* -김 서정- 오랜 새월을 서 있는 이곳은 진눈깨비가 내리는 빈 들 옷깃을 잡아당기는 내게 당신은 말했지 진눈깨비 오는 밤에 찾아 오겠다고 그리하여 따스한 봄날보다 눈보라 치는 추운 날을 더 사랑했지 당신 떠난 빈들에서 진눈깨비를 맞고 선 나는 그만 녹 슬고 말았다 그러나 내 고독한 품에서 녹슨 몸을 뚫고 시가 자라고 있었네 진눈깨비 그 하늘의 흐느낌을 넉넉히 껴안는 시 어둠으로 더욱 빛나는 시 당신과 마주할 아침을 부르는 시가 내 고독한 품에서 소복소복 자라고 있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