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다른 곳에 들렀다 온 사이에 절 환영해 주는 글이 있어 너무 감격한 거 있죠. 고맙슴다, 하하하!!!
결혼을 한 지 반년도 되지 않았으니 신혼은 신혼인데 사실 깨소금 쏟아지는 신혼이 어떤 건지 잘 모르겠어요. 제 결혼생활이 무료하다거나 지루해서가 아니라, 글쎄요, 깨소금이 무슨 맛인지도 모를 정도로 제가 뭘 모른다고나 해야 할까요. 아님 제 결혼이 뭘 생각할 겨를도 없이 이루어진 일이기 때문이라고 해야 할까요.
전 지금 굴리면 굴러갈 것처럼 아주 동글동글해져 있답니다. 원래 통통(?)한 체형이긴 했지만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결혼하고 살이 찐 거냐고요? 그게, 음, 그렇다고 해야 하는 건가?
사실 전 이번 달 말일이 예정일인 임산부거든요. 하아, 이 정도에서 눈치채신 분도 계시겠죠? 결혼한지 반년밖에 안됐다면서 이번달 말이 출산일?!! 예, 그렇게 된 거 예요. 흔히들 말하는, 사고, 속도위반을 했죠, 뭐. (아아, 민망하고 부끄럽네요.) 그래서 앞에서 뭘 생각할 겨를도 없이 이루어진 결혼이라고 한 것도 이 때문이에요.
TV드라마 같은 데서 보면 이런 소재가 가끔 등장하곤 하죠. 전엔 그걸 볼 때마다 '뭐, 그럴 수도 있겠지.'하고 쉽게 넘어가곤 했는데 막상 제 얘기가 되고 보니 정말 당황스럽더라구요.
설마설마 하면서 테스트를 했고, 선명해지는 두 줄을 보면서 교차하는 만감. 이걸 어쩌나 고민스러우면서도 내 안에 자리잡은 생명에 대한 옅은 기쁨을 느낄 수 있었죠. 무엇보다도 가장 기뻤던 건 당시 남자친구였던, 지금 남편의 반응이었어요. 혹시 가슴아픈 말을 하면 어쩌지 조마조마해 하면서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는데, 대뜸 그러더군요. "아, 가을에는 애아빠가 되겠구나!"
나중에야 어떻게 되든 그때 그 말을 들었을 때는 정말 너무 감격해서 마구마구 눈물이 나려는 걸 겨우 참았어요.
애가 생겼으면 당연히 어떤 식으로든 책임을 져야지하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남편과 제 상황이 책임운운할 만큼의 능력을 갖고 있지 못한 상황이었다는게 문제지요. 왜냐면...남편은 학생이고, 저는 다니던 직장을 그만둔지 꽤 된 상황이었거든요. 하하하, 정말 무책임하고 철없는 어린 커플이었죠.
핫, 얘기가 너무 길어진 것 같네요. 쓰다보니 너무 솔직한 거 아닌가, 너무나 개인적인 얘기를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늘어놓고 있는거 아닌가 고민고민했어요. 지우려고 하다가 에이, 그냥 쓰자를 몇 번이나 되풀이했는지 몰라요. 전 그냥 누군가와 두런두런 얘기를 나누듯, 제 넋두리를 늘어놓고 싶어서 쓴 거거든요.
그러니까 그냥 편하게 읽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