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을 하는 남편의 아내로서 올 추석은 왜 이리도 힘이 들고
착잡한지...그걸 궂이 내색하기엔 남편의 기가 더 꺾여 위축될까
봐 그냥 담담해지기로 맘먹고 오는 명절을 보통 때처럼 조용히
맞을 생각을 가져본다.
이미 평소보다 더 북적되고 바쁘기만 한 시장이나 백화점 거리에
나 스스로 질릴 것 같아 가급적 바깥 출입도 삼가하면서...
그건 필시 새로 시작한 사업의 불투명한 미래 때문인지도 모른다.
열심히 살고 부지런히 일함으로 어떤 댓가를 떠나 흠뻑 빠져 일
하는 남편의 경직된 어깨와 표정을 애써 들여다 보지 않아도, 이
젠 어느정도 남편의 생각을 읽을 나이가 되고 보니, 지금에 와
서 난 아주 작은 것 하나에도 감사하고 아끼게 되는 것은 이전에
철없어 너무 쉽게 사치하고 허영한 걸 새삼 느끼기 때문이다.
그건 필시 지금같은 힘든 시기를 겪어보지 않으면 미처 깨닫지
못 했으리라.
길거리의 명절 선물꾸러미가 유난히 현란해 보이고 나를 더 심란
하게 하지만 올 추석이 지나면 새롭게 맞을 새하얀 새해 설날이
또 기다리고 있겠지...
지금보다 나은 새 명절을 바라며 이번 추석엔, 조금은 남들과 차
별된 우리만의 조용한 추석을 보내야 할까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