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14년전 일이네요.
어린 나이에 결혼만 하면 장땡인줄 알고 결혼을 해서
바로 임신이 되었죠. 그때 나이 24.
근데 3개월에 접어 들자 마자 어찌된것인지
배가 임신 4~5개월정도의 배처럼 불러오더군요.
우쩐일인지....(의사의 오진 아닌 오진으로 쌍둥이임을
모른채 7개월까지 남산을 안고 룰루랄라 했음)
아이가 둘이라 그런지 먹고 싶은것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고....
특히 명동 칼국수가 넘 먹고 싶어서
신랑을 앞세우고 그 복잡한 명동까지 진출을 했죠.
그래도 신혼기분은 남아 있던터라 예쁜 핑크빛 투피스에 꽉꽉 허리를 졸라 매고....
드디어 칼국수집!
한 그릇 게눈 감추듯 먹고
신랑 그릇을 애처롭게 쳐다봤더니 울 착한 신랑
사리하나 더 먹으라고.....
물론 후루룩 국물까지 쩝쩝쩝~~`
으아~~
불러온 배에 칵국수 두그릇이 들어 갔으니...허리가 완전 고무풍선 묶은 것 같은거예요.
그래도 꿋꿋하게 버스를 탔죠. 배에 온갖 힘을 주고.고개를 꼿꼿히 들고 우아하게 걸어서.
근데 문제는 버스 좌석에 앉으니 허리가 너무 졸려서 앉을 수가 없는거예요. 누가 보는 것도 아니기에 슬쩍 허리를 풀렀죠.
그리고는 거의 한시간을 달려 집 근처 정류장.
벌~~떡 .....휘리릭.....으악~~~
...
...
이런 황당할때가.
허리 푼걸 잊어버리고 그냥 벌떡 일어나서 두어 걸음 걸어 나갔는데 스커트가 어느새 구두와 뽀뽀를 하고 있더라구요.
볼록 나온배 고스란히 버스승객들한테 탄로나고,
신랑은 스커트 추스려 올리느라 허둥지둥..
난 챙피해서 울그락 불그락 홍당무...
승객들은 크게 웃지도 못하고 키득키득....
어찌 어찌해서 내리기는 내렸는데 다리가 다 후들후들 떨려서
한동안 걸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이후로 지금까지 차에서 내릴때는 항상 허리를 매만지는 습관이 생겼구요.
많은 시간이 흘러 지금 그때 뱃속에서 칼국수를 같이 먹었던 놈들은 어느덧 중학교 2학년이 되었답니다.(딸 쌍둥이)
아주 예쁘고 착하게 자라줘서 넘 행복하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