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침
치솔질을 하고
커튼을 걷으면
유리컵속에
너무 맑은 아침
밤새운 우울의 눈꺼풀 위에
잠긴 목언저리에
플라타너스 새파란 바람의 시린 손바닥
다시 생각할까
어제의 내 사랑
이불을 걷고
침대 모서리에 밀어둔 편지조각들을
읽어본다.
그리움,쓸쓸함,절절함,절망감.
잉크 얼룩에 엉킨 내 안타까운 내음
아,사랑은 이렇게도 아름다운 것을.
입속에 가득한 치약냄새를 풍기며 오늘은 내 어두운
젊음을 반란하리라.
박하향 웃음이 담긴
투명한 하루를 음모하리라.
너무 맑아서 곤혹한
햇살기둥,바람줄기
푸른 갈채로
덤벼드는 아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