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가을도 어김없이 나는 우리 둘째녀석 손을 꼭 붙들고 수원에서 한시간 거리인 남부터미날로 향한다. 작년 이맘때 시작한 언어교육원이 영 신통치않아 지난 5월부터 새로이 행동수정교육을 받기시작했고 그것이 벌써 6개월째 접어들고 있으나, 아직까지 얼마만큼의 시간을 더 이 교육에 투자해야할 지 알 수가 없다.
우리아들녀석의 진단명은 " 과잉행동증".
교육비도 엄청많이 들지만 집에서 재택근무로 하는 작은 일이 있어 별 신경쓰지 않고 열심히 다니고 있다.
장대비가 쏟아지던 장마철에도, 폭염으로 푹푹찌던 한더위에도 잘 다녔는데, 더없이 푸른 이 가을 하늘아래에서, 바람도 선선히 불어 다니기에 따악 좋다싶은데, 가끔씩 나는 미쳐버릴 것만 같다. 대학다닐 적에 무수히 수업을 빼먹고 나를 정신없이 방황하도록 만들었던, 저 푸른 하늘 탓이다. 저 푸른 하늘 어딘가에 어떤 향정신성 색소라도 숨어있는 것일까?
내 나이 올해 서른 넷, 뱃살 흘러내리는 아줌마가 되어버린 지금에도 왜 이렇게 저하늘은 나를 이토록 괴롭히는 것인지, 아무 까닭도 없이 나는 가슴앓이를 하고,
어딘론가 달아나고 싶은 강한 충동으로부터 자유롭지못하다.
처진가슴, 흘러내리는 뱃살, 펑퍼짐한 엉덩이.... 이런 상황(?)에서도 가슴은 늘 뛰고있구나, 내가 살아있구나 ....., 아 ! 가슴이 또 다시 아리고 막 울고싶다.
무작정 내 손아귀를 빠져나가려하고, 호기심닿는대로 이끌려가는 우리아이의 손을 슬며서 놓고는 아이가 어디로 가던말던 내갈길로 가고싶은 충동을 느낀다.
나또한 아이처럼 아무렇게나 그렇게 달아나고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