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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이런 할매가 다 있노......난 이런 할매 안되야징


BY 나의복숭 2000-11-05

오랫만에 때삐끼로 목욕탕엘 갔다.
생각보다는 복잡하지 않아서 느긋하게 사우나도 하고
냉온탕에도 왔다갔다 하면서 놀았는데....
내 옆에 어떤 할머니 한분이 앉았다.
내도 폭삭 사그라졌지만 이 할머니는 내 제곱으로
더 폭삭 사그라졌는데 그래도 힘좋게 열심히 때를 미셨다.

혼자오신거 보니 울 엄마처럼 딸이나 며느리가 멀리
있는가 보다 생각하고 등에 손이 안 닿아서
힘들어 하시길레
"할머니 등밀어 드릴까요?" 했드니
"그래주면 좋고"
친절에 대한 답치고는 좀 김새는 대답이지만 어쩌겠남.
말을 꺼집어 냈으니 열심히 밀어드릴밖에....
우리 엄마 같음 이럴때

"아이구 미안해서 우짜노" 칼낀데...

근데 다 밀고 비누칠을 해 드리고 있는데
할머니가 목욕 바구니서 요플레를 꺼집어 냈다.
난 속으로
"아 힘들었다고 나를 주실려나 보다. 괜찮다고 할머니나
잡수라고 해야지. 역시 세상은 아름다워"
요렇게 생각하면서 샤양할 폼을 내고 있었는데
"이거 좀 발라주시우"
"예? 뭐를요?"
"아 이거 내 등에 좀 발라 달라고. 손이 안닿으니까"
옴마야. 내가 거짓말 쪼매 보태서 기절할번 했다.
세상에나....
저 찔긴 등에 발라봐야 뭐하노. 그 연세에 누가 뒷판 만질일 있남.
차라리 묵는기 나을건데...

내 주는가 싶어 사양할려고 폼잰 나도 웃기고
등에 요풀레 발라달라는 할머니도 웃기고
세상은 아름다운게 아니고 웃기는 투성이다.

할수없이 요풀레를 받아서 손바닥에 찍어
등에 문질러 드렸다.
거북이 들껍질같은데 발라봐야 그기 그거지만
그래도 열심히 발라드리고
남은 요풀레를 드렸는데 세상에 이 할머니 고맙다는
말 한마디 없이 싹 돌아 앉는다.

속으로 뭐 이런 할마시(죄송)가 다 있노 싶었다.
내가 얼마나 열심히 문질러드렸는데....
졸지에 할머니에서 할마시로 호칭이 격하되고....
고맙다는 말 바라고 한건 아니지만
입맛이 씁쓸했다.
목욕통 바구니를 보아하니 좀 있는 할마시같은데
있는 할마시는 친절에 대한 인사가 이리 인색하남?

사실 우리가 요새 애들 버리장머리 없다고 욕하지만
나이든 사람도 그 못지 않게 매너 없는 사람 많다.
특히 지하철이나 버스같은데서 젊은 사람이 자리를
양보해주면 아주 당연하다는듯이 앉는 사람도
많이 봤는데....
나이들면 나이든 만큼 나이값을 해야하는거 아닐까?
자기 나이에는 책임이 따른다.
고맙다 소리 한마디하면 듣기좋고 보기좋고 얼마나 좋을까?

난 아직 젊은 사람이 자리 양보해줄 정도는 아니지만
나이 더 들어서 자리를 양보 받으면 고맙다는
인사에는 절대 인색하지 않아야지...

글치만 같은 값이면 자리 같은거 양보 안받았슴 좋겠다. 언제까지나...
체력은 국력이다.
체력키워 자리 양보받지 맙시다 <-----나의복숭 생각.


피에수: 할마시라캐서 죄송함다. 꾸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