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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뭘로 보노!!


BY 들꽃 2000-11-06

참 웃긴다,,, 울 서방 완전 토종 갱상도 싸나이다.

나 요즘 아줌마닷컴에서 수 많은 글들과 밀애 중이다.
늦은 밤까지 무슨 도둑질 하는 사람 마냥 조심스럽게 마우스를
굴리며 서방 눈치보면서 불끄고 눈알이 빠지도록 빠져산다.

울 서방 평상시 나한테 애정표현이라도 하면 누가 잡아가는 줄 안다. 그리고 솔직히 말해서 나 한테 관심도 없다.
지 몸 편하면 그만인 정말 재미 없는 넘이다.

그런데 요 며칠 울 서방 심각한 얼굴로 집에 일찍들어 온다.
이 인간 뭔 일이라도 있나 싶어 나도 긴장의 연속이다.
혹 회사에서 짤린거 아닌가 하고 걱정도 하고......근데 그넘의 신랑넘 맘속에서는 뭐가 들었는지 10년을 살아도 난 아직까지 헷갈린다. 워낙 말수가 적어서......

그리고 이틀전에는 잠도 안자고 새벽에 담배만 피운다.

"이 넘의 서방 뭔일이 있어도 단단히 있나벼"난 혼자 속으로 생각하고 온만 걱정을 다했다. 은근히 서방이 불쌍하게도 보이고......


근데,,,, 드디어 오늘 울서방 근심의 원인을 오늘 알았다.
정말 기가 막혀 말도 안 나온다.

나 보고 조용히 이야기 하자고 한다.
난 뭔 말인가 싶어 귀를 기울이면 들어 보았다.
남푠넘 하는 말 "아인나 ㅇㅇ엄마야 내가 니맘 몰라서 정말 미안하다",,,,,, 이기 뭔말이고?
그리고 다시 입을 연다. "ㅇㅇ엄마야 난 니가 내한테 불만 없는 줄 알았다. 아니 니가 내성격 잘 알고 있어서 이해하며 사는 줄 알았다. 정말 미안하다. 그렇지만 죽지는 말아줘~~~ 지발이다" 그러면서 두 무릎을 꿇어 앉아서 엉엉운다.
도대체 뭔 말을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죽기는 내가 왜 죽어,,,,,그리고 이 넘의 서방 제 정신인지 모르겠다. 아휴 헷갈려 ~~~

이유인즉, 울 서방 우연한 기회에 내가 낙서처럼 갈겨 적어 놓은 글을 읽었다고 한다.
제목은 죽음에 관한 이야기였는데, 그 날따라 돌아가신 시아버님(내겐 정말 정말 잘 해 주셨기에 지금도 그리운 분이거든요)이 생각도 나고 내가 아는 엄마의 친구가 유방암으로 죽었다는 이야기도 듣고 해서 맘이 무거워서 나 혼자 그냥 맘 가는데로 몇자 적어 놓았던게 있었다. 그리고 그 다음날 난 그 종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

그런데 이넘의 신랑이 그 걸 본것이다.
그래서 내가 아줌마닷컴에서 숨 죽여가면 재미나게 글을 읽고 있을때도 울 서방은 내가 웃는 모습을 우는 모습으로 착각하고 자꾸만 이상한 쪽으로 생각하고,,,,,그리고 내가 이상하게 보이더라구한다.
참 바보 같은 서방,,,,, 그래서 내가 한마디 했다
"이제 부터 나한테 잘혀!!안 그러면 나 무슨짓 할지도 몰러"
난 졸지에 자살을 기도한 기막힌 여자가 되었다.

울 서방 웬일이야,,,, 말 없던 사람이 오늘따라 말도 많이하고
억~~~ 설겆이 까정 다 해주고,,,,,흐미 나보고 오늘 일찍 자자고 한다.
이제 새 사람으로 거듭나겠다고,,,, 지가 생각해도 자기가 재미없는 사람,,무관심한 사람인걸 오늘 알았다고 한다.

어디서 주워 들은건 있어 가지고,,, 주부 우울증이라나? 뭐라나?
하여간 계획에도 없던 신랑 개조해서 살게 되어 너무 기쁘다.

그런데 정말 정상적인 사람이었다면 울 서방하고 살았다면 아마 우울증에 걸렸을거다. 내가 워낙 낙천적이고 이해심도 많고 나한테 관심 없는 사람한텐 나도 관심을 안 가졌기에 아마 여지껏 나 나름대로 적응하며 살았다.

아~~~ 이제 나의 또다른 세상을 위하여 힘차게 날개짓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