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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이런 남자 오늘도 믹여주고 재워준다요. 하하가 아니고 흑흑...


BY 나의복숭 2000-11-20



어느책에서 부부쌈이란 글을 보고 나니
내 아무리 묵고 살기 바쁘지만 잠시라도 낑기지 않을수가 없다.
왜냐면 부부쌈에선 내 오랜 경험과 갈고딱은 솜씨로 백전 백승은
몰라도 백전 99승은 할수가 있으니까 말이다.

내 남편하고 내하고는 서로 성격이 완전 반대라서 막간만 나면
쌈을 한다.
(서로 반대로 만나면 잘산다는 소릴 누가 했지?
절대로 그런 유어비어 믿지 마시라.)
남같으면 대수롭잖게 넘어갈것도 이상하게 내 남편이
글카면 자존심이 팍팍 상한다.
원인을 캐고 들가면 남편의 그 멋없고 무뚝뚝한 말투에
거의 90%가 있다.
한이불 덮고 산지가 20년이 훨씬 넘었으면 나 역시 포기할만도
한데 그기 그리 쉽게 포기가 안된다.

예를 들어 밥먹고 이빨에 고추가루가 끼였슴 듣기 좋게
조용하게 한 옥타브 낮춘소리로
"이빨에 고추가루 끼었네"
이렇게 말해주면 천지 싸울일이 없지.
근데 내남편은 누가 있든 없든
"양치질 좀 해라. 이빨이 그기 뭐냐. 고추가루나
낑가가지고..."
이러니 사람이 얼마나 무안한가 말이다.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말이 곱지.

내가 20대같음 그소리 들음 대답이
"호호. 죄송해요"
요러구선 얼른 거울보고 닦겠지.
30대는
"어머나 왠 고추가루? 얼른 닦을께요"
40대는
"뭐 묵고 고추가루 낑기기 예사지."
50대는
"남이사 낑기든 말든. 지는 안낑기나. 궁시렁 궁시렁"

첨엔 이렇게 사소한게 발단이 되어 나중엔 조상까지 다 들먹인다.
그러다가 잘 시간이 되면 내 성질에 그냥 자믄 사람이 아니지.
침대 한가운데 벼개로 경계선을 긋는다.
담엔 그날 기분따라 남편쪽은 소련. 내쪽은 미국. 아니면
동독. 서독. 요샌 맨날 남편쪽은 북한 내쪽은 남한이다.
"남침하지 마소"
별 말이 없는 남편. 침묵으로 일관함 또 못들었나싶어
"남침 하지 말란 말이라요"
"남침하기만 해봐라. 가만히 안둘테니까..."
답 재촉하는 내 말에 겨우 대꾸하는말이
"알았다. 내걱정말고 너나 북침하지마"
그소리 들으면 왜그리 열받고 약이 오르는지?
씩씩거리며 잠을 청하지만 잠이 올리 만무다.
분하고 억울한데 자다가 봄 예고없이 남침을 해서
어디 도움청할때도 없고 걍 못이기는체 통일해뿌렸는데
요샌 이 남자 간이 배밖으로 나왔는지 도데체 남침할
생각을 안한다.
그기 더 분하다(에구 넘 속 보이나?)

남침을 해도 꼭 전투를 해야하나?
걍 북한애들처럼 찝적거리고 슬쩍 가뿌리면 될낀데
딱 누워서 요지 부동이다.
난 결혼후부터 다리를 남편한테 얹어자는 습관이 있다.
그러면 무지 시원한데 쌈하면 다리를 못 얹진다.
그러니 잠이 올리 만무..
이놈의 다리를 들어 올려야 하는데 속보이게 내가
북침을 할수가없지.
대한민국은 민주주의 나라인데 어찌 북침을 하겠는가.

근데 이 남자는 내가 다리 안올리면 잠을 못자는줄
뻔히 알면서도 남침을 할 생각을 안하니...
아마 속으로
"그래 너 함 당해봐라"
이런 심뽀인지도 모른다.
그러면 난 나데로 약이 올라서 더 큰소리로 궁시렁 거린다.
"남침하기만 해봐라. 내가 가만히 있나"
또 침묵. 아예 남한을 상대를 안할려고 한다.
(아이구 더럽다. 그래 잘묵고 잘 살아)<-----요건 속으로만 말하는거.

더러버서 잠을 청한다. 그러고서 한 5분쯤 있다가 남침 반응이
없으면 슬쩍 다리를 10cm 정도 북한땅으로 옮겨본다.
그러다가 20cm. 30cm 북침을 해서 내다리를 얹는데 성공.
그후엔 조용히 휴전해서 잘때도 있고 남북전쟁을 치룰때도 있다. 히히.

남북통일이 아직 안되듯이 이 생활이 25년이나 반복이다
그러니까 부부쌈을 해도 서로 자기 고지를 안 뺐길려고 사수를 하다보니
각방은 엄두도 못낸다.
아마 죽을때까지 서로 땅 1평 안뺐길려고 다른방으로 이동하지는
않을것 같다.
죽어도 내 자리 내가 지켜야지...하하.

우쨌든 아직은 내가 작전권을 쥐고 있다.
맥아드 장군이 인천 상륙작전 하듯이 1년에 한두번씩 니 주글래? 그러면서
울 남편 본격적인 전투를 할라치면
"에구 내 죽네. 흑흑"
그날은 나의 곡소리가 하늘을 찌른다.
그런날은 3.8선도 필요가 없다.
남침하지마 소리도 못한다.
다리 10cm 그쪽으로 넘어갔다간 확 차이기 싶상이라
조용히 후퇴하고 기다려야 한다.
쌀주고 비료주고 뭐 주듯이 조건없이 줄거 다 줘야 겨우 풀린다.
(내 참 더러버서.....좌우간 북한인간들 문제는 문제다)

언젠가 책에서 몇십년동안 살면서 부부쌈 한번 안하고
부인에게 꼭꼭 경어를 바친다는 분이 있다길레
그 기사를 남편에게 보여주면서
"우와--이런 남자 존경시럽다. 부럽다. 부러워"
했드니 울 남편이 뭐라카게요?
"그기 남자가? 뭐 띠내삐러뿌리라 캐라"
에이그 무시칸 남자. 이 무시칸 남자가 내 남편이라요.
난 이런 남자 델꼬 살면서 오늘도 믹여주고 재워준다요. 하하.
근데 가만히 생각하니 이기 어디 웃을일인가?
하하...가 아니고 흑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