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을 켜고 멜을 확인하는데 느닷없는 남편이름에 숨이 콱 막히는 것 같았다.
그도 그럴것이 연애할때도 편지 한통 쓰지 않던 남편이 느닷없이 이멜을 보냈다니, 가슴이 두근두근 거리고 무슨 내용인가 궁금하기도 한데, 한참을 제목만 바라보고 있었다.
미.안.해...
아마 제목만으로 봐선 아주 짧은 글 같은데 미안하긴 미안한가보네...씩 웃음이 배어나온다.
결혼 오년째로 접어드니 서로가 서로를 너무 믿어서인가 자기 하고 싶은대로 하면서 이해해주길 무조건 이해해주길 바라는 남편땜에 요즘 속상해서 내가 자주 술을 마셨다.
술이라면 맥주 한잔에도 취하는 내가 자기 앞에서 한번씩 소주도 한잔씩 마시는 날 보더니 걱정스러웠나보다.
그제는 내가 다섯살이나 어린 대위랑 챗을 했다고 했더니 너 정말 대위 좋아하는구나 하며 웃으며 이야기 했지만 맘은 씁쓸했나보다.
자기도 한때 대위였으면서 내가 얼마나 많이 최대위를 사랑했는데 나한테 집에만 있다고 너무 쉽게 생각한다고 술주정을 좀 했더니 멜을 보내온 거다.
남편따라 술꾼되지말고 이쁜 엄마 이쁜 아내로 살아달란다...자기를 믿고...자기한테 시집와 고생만 하고 이젠 술까지 마시는 날 보는 자기 가슴이 더 찢어진다네...
내용이야 어떻든 남편이 첨 보내온 편지라는 사실에 들떠 오전 내내 웃고 있는데 남편이 전화해 오늘 컴 안하냐고 묻는다.
그래서 샐쭉한 목소리로 안해 했더니 비도 오는데 컴 켜고 음악이라도 들으란다.
ㅎㅎㅎㅎ...괜히 웃음이 나온다.
저녁때 남편 얼굴보면 무슨 말부터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