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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려두고 싶은 사연하나


BY SARABELL 2000-12-07

(시인의 마을"오려두고 싶은 글중")

그 해 겨울 나는 눈 덮인 길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때 한 소녀가 골목길을

나서다가 눈길에 미끄러 넘어져 일어나지 못했다. 나는 서둘러 소녀를 둘러 업고

동네 병원으로 달려갔다. 소녀가 정신을 차린 것은 한참 뒤였 다. 소녀는 눈을 뜨자

손바닥을 펴 보이는 것이었다. 손바닥에는 사기로 만든 조그마 한 꽃 인형이 쥐어져 있었다.

팔이 부러지는 골절상을 입으면서도 손바닥에 꼭 쥐고 있었던 사 기 인형이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지는 알지 못했지만, 그때 나는 세상에 소중한 것은 몸 이 깨어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의미 있다고 생각되는 것을 가지는 일임을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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