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초부터 액땜하는구나.... 하며 며칠을 앓고 일어나 컴퓨터 앞에 앉았습니다. 저 멀리 바다내음이 물씬 풍기는 메일 한 통이 배달되어 있었습니다.
'내 오늘은 영자씨 혼부터 내줄라꼬 합니다!' 이렇게 시작이 되었던가요?
'이크! 드뎌 올 것이 왔구나1' 저는 잔뜩 몸을 웅크린 채 님의 메일을 읽어내려갔습니다. 엄청난 호통에 오금이 저려오는 듯... 그러다가 가슴 한 켠에 뭉클~
'이게 바로 사는 거구나!' 산다는 것에 감사함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해준 님의 따끔한 메일로 행복한 하루를 맞이했었습니다.
새삼 느끼는 거지만 사이버 상에 글로 만난 님들이 '아, 저기 저 곳에 살고 계시구나..'를 몸으로 느끼는 순간 순간들, 때로 운좋게 님들의 아름다운 얼굴을 뵙게 되는 경험들... 그런 아름다운 경험들이 저의 생각과 마음을 살찌우고, 이젠 맘대로 아파 드러눕지도 못하게 되었지만 그래도 행복합니다.
'다시는 아프지 말라, 건강을 소홀히 하면 혼난다!!!'고 호통쳐주시는 님이 계시기에 이젠 훌훌 털고 일어났습니다.
어제부턴 눈이 참 많이도 내립니다. 그곳은 어떤지요... 새벽에 아무도 밟지 않는 눈을 밟는 기분은 어떠신지요... 제가 밟는 차바퀴에 이미 푹 패여버린, 어느 한 곳은 질척질척한 눈밭과는 또 다르겠지요?
드린 것은 하나 없고, 이렇게 자꾸 받기만 해서 어쩌나요...
창 밖에는 하얀 눈이 오는데, 사무실 테이블 위에서 조심스레 펼쳐보는 꾸러미... 그 속에 '빠알간 명란젓'이 들어있었습니다.
"어머나, 넘 맛있겠다!!" 비명(?)을 지르며, 얼른 젓가락과 손가락을 이용해 조심스레 한젓가락 떼어내어 입 안에 쏘~옥! 얼렁 또 한 수저 떠내어 일하고 있는 낭군님(?) 입에 쏘~옥! *^^* 짭짜름하면서도 상큼한 그 맛... 밥 한그릇 있음 딱 좋겠다! 모두들 입을 모았죠.
밖에 내리는 하얀 눈, 그리고 회의탁자 위에 펼쳐진 비닐 속의 빨간 명란젓...
얼른 빈 그릇을 찾아내어 친정엄마에게 드릴 만큼 덜어내었죠. 친정아버지께서 명란젓을 넣고 찐 계란찜을 좋아하시기에...
한 사무실에 근무하는 동생 편으로 오늘 친정에 보낼렵니다. 엄마의 둘째 딸을 아껴주시는 아름다운 아줌마가 직접 만들어 보내주신 순 국산 명란젓이라고요.... 정말 맛있다구요... 맛있게 드시라구요...
그렇게 마음을 담아 보내렵니다.
하얀 눈이 펑펑 쏟아지는 어느 날, 우편으로 받은 빨간 명란젓...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반찬입니다.
전 오늘 이 아름다운 반찬을 들고 하얀 눈길을 걸어 퇴근을 합니다.
전 오늘 님에게서 받은 명란젓으로 친정에도 인심쓰고 시댁에도 인심쓰고... 엄청나게 부자가 되었답니다.
정말 맛있게 잘 먹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