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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결혼해서 행복합니다


BY 커피나 2001-01-10

우리 친정은 참 가난합니다
아직 13평 월세 반지하 살고
대학생 동생 뒷바라지도 힘에 부칠 정도구여
방두칸짜리 집에서 결혼전까지 다큰
남동생과 같은 방을 썼습니다
그전엔 연탄보일러 때는 겨울엔 연탄불에 물데워
세수하고 화장실푸세식인 집이었으니
그때에 비하면 왕궁같은 집이지만여..
울엄마 비싼 개 한마리 키우며 그거 새끼쳐서
돈좀 만져보자 하던데 전 나중엔
개알레르기까지 생겼습니다
그개는 벌써 7살이 되어가는데
울엄마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한번도 새끼를
낳은적이 없습니다
정말 돈복은 죽어라 없는 집이지여
어떻게든 그집을 벗어나고 싶었습니다
그러던중 남편을 만났고 정말결혼할 형편이 안되었지만
비싼혼수 필요없고 간단히 둘이살 살림만 있음 된다는
시어머니 말씀에 아주 어린나이에 결혼을 했습니다
친정엄마도 몸이 안좋아 죽기전에 결혼하는 거나 보자고
그런맘으로 절 보냈습니다
첫신혼집은 우리친정과 비슷한 반지하 전세집에서
시작했습니다 시댁에서 집을 작은거 얻어주신게 아니라
IMF전이라 방값이 엄청 비쌌습니다
그래도 나만의 방이 있고 침대가 있고 화장대가 있고
네모반듯한 장롱이 있어서 너무 행복했습니다
거기다 사랑하는 사람까지..
그때부터 저는 정말 아름답게 사는게 이런거란걸 알았습니다
시댁식구들 - 혼자계신 시어머니는
능력될때까지 벌어서 사신다고 자기 걱정하지 말고
열심히 우리둘이 알콩달콩 살라 하시고
하나뿐인 시동생은
저 아기낳았을때 우유병이며 여러 아기용품 쇼핑가방으로
세개를 갖다주었습니다
형제가 얼마 없는 집이라 시아버님을 대신한
작은아버님과 작은어머님 그리고 그쪽 사촌시동생과 시누들까지
저희집일은 열심히 챙겨주시고 가난한 우리 친정까지 너무
생각해주십니다
팔순넘기신 울 시할머니는 몇달간남편 백수로 있는동안
애기 분유값하라며 돈도 몇번 주셨고 우리애기 옷은
대주고 계십니다
따뜻한 가족애가 넘치는 우리 시댁은
새사람이 너무 잘들어와 좋다며 절 많이 이뻐해주십니다
가끔 제가 친정땜에 자격지심들어 홀로 속끓이는거 외에는
것도 제가 맘을 곱게 쓰지 못해 그런거지여
전 지금 너무너무 행복합니다
지금까지 이런 행복 우리 부모님조차도 나에게 베풀어준적 없는데
눈물나게 감사하고 또 감사하는 마음으로 삽니다
얼마전에 아들낳는 얘기를 한번 올린적 있는데
솔직히 그문제는 마음에 걸립니다
제가 그분들께 보답하는 길은 순리대로 그집에
행복을 가져다 주는 일일것 같은데
그일중에 하나가 손주를낳는 일인것 같아서여
그래서 노력중입니다

사랑받고 사는 사람이 아컴엔 저 혼자인것같아서
죄송하네여
하지만 님들 제 행복을 아니꼽게 보지 마시고
결혼전에 불행하게 살았던 한 여자가
결혼해서 진정한 행복을 찾은걸 같이 축하해주세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