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땐가 보다...
버얼써 십몇년전 일이니까...
그당시엔 식탁에 식탁보를 깔고 식탁의자엔 방석이랑 등카바를
하는게 유행이었는지 친정엄마가 백화점에서 메이커(?)루다 비싼걸
사갖구 와서 식탁치장을 해 주셨다.
난 그때나 지금이나 레이스다 뭐다하는건 질색이었는데...
엄마의 성화에 못이겨 식탁을 그야말로 공주님드레스처럼 해놓고
살 수 밖에 없었다...
어느날 아침인가...
전날까정 아니 분명 아침까정 잘 있던 의자카바하나가 안보였다.
아무리 찾아도 없다...집안을 홀라당 뒤집었다..
그래도 안 보인다...구신이 곡할노릇...
하늘로 솟았나...땅으로 꺼졌나...
할 수 없이 짝퉁이 되는건 더 이상해서 의자 카바는 모조리 벗겨버렸다.. 저녁에 퇴근하고 돌아 온 남편에게 의자 카바를 못봤냐고
하자 못봤다고 한다...
(그렇담 그것이 생명이 있어서 나의 눈총을 못견디고 필시 가출을
했나보구나....있을때 잘할걸...)
그리곤 말았는데...
다음날 아침 남편이 그런다...
'그럼 그게 우리 식탁카바였나....어젠 생각이 안 났는데말야...'
출근길 서류뗄게 있어 동사무소에 들러 신청서를 쓰는데...
청소하시는 아줌마가 와서 '아저씨, 이거 아저씨한테서 지금 떨어졌어요...'하면서 뭔가 하얗고 레이스가 달린 걸 주더란다...
질겁을 하곤 '아니,아니에요..이런게 왜 저한테서 떨어져요...전 몰라요' 하며 손사레를 치니 아줌마는 분명히 아저씨에게서 떨어지는 걸
봤다며 한사코 주더란다..그래서 창구에 그냥 갖다놓고 왔다고 하며
혹시 그게 그건가...한다...'어쩐지 그날따라 등이 별나게 따뜻하더라니...'
으이구...내가 미쵸...
그땐 마침 겨울이라 남편이 의자 카바에 외투를 걸쳐놓고 밥을 먹다가
아마도 외투뺄때 같이 벗겨져 옷 속에 같이 입고 간것같았다...
그런데 그것이 다행이 길에서도 안 떨어지고 동사무소에서 떨어졌으니
찾는 건 시간 문제로구나....
출근하는 길에 당장 가서 꼭 찾아가지고 오라고 신신당부를 했다.
한참후 남편은 전화를 했다...
동사무소에 가서 청소아줌마를 찾아서 물으니 모른다고 하고
창구아가씨도 모른다고 한다고...그러면서 청소아줌마는 어젠 아니라고 하더니...하면서 웃더란다...
아뭏튼 그리하여 식탁의자카바와는 영영이별을 하게 되었다....
나중에 친정엄마가 와서 의자카바의 행방을 묻길래
그이야기를 했더니...물건도 생명이 있는데..네가 탐탁치 않게
대하니 그리된거라하며 비약(?)을 하신다...
그후론
내게 있는 모든 물건들을 절대 탐탁한 눈으로 보지 않으려구 애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