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전원생활이라는 월간잡지를 정기구독한다.
맨처음 농협에서 이 책을 만났고 서점에서
구하기 어려워 정기구독을 신청했다.
가격도 저렴하고 농촌을 배경으로
농산물이나 전원주택의 모습 등등이 편안하게 다가온다.
그런데 내가 제일 관심있게 보는 페이지가 바로
"천정순 할머니와 상의 하세요"하는 페이지다.
"붕어빵은 왜 사왔니" 하는 책을 쓰신 80세의 노할머님이다.
그런데 답변을 너무 잘하셔서 존경스럽다..
이번달 내용중에 하나를 옮겨본다.
. . . . . . . 30대 중반의 주부입니다.
8년전에 결혼해 초등학교 1학년인
사내아이 하나를 두고 있습니다.
저는 미혼일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직장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까지 시부모님과 함께 살다 분가를 했습니다.
아이는 시부모님이 돌봐주셨고요.
5년전에 홀로된 친정 어머니는 일을 하시기 때문에
아이를 키워 달라는 말은 꺼내지도 못했습니다.
5년전에도 아이를 데리고 1년정도 분가해 산적이 있는데,
너무 힘들어서 다시 시댁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4년동안 시부모님과 함께 살다가
지난해 분가를 한 거고요, 시부모님도
가게를 하시기 때문에 아이를 키워줄 상황은
아니었지만 아이에게 최선을 다해 주셨습니다.
분가해 나올때는 친정어머니에게 기대를 많이 했습니다.
지금까지는 외손자나 저에게 신경을 쓸 상황이 아니었지만
(시댁에서 사니까) 분가한 뒤에는 친정어머니가
도와주실줄 알았거든요.
일을 하니까 바쁘기는 하지만 김치도 좀 담가주시고,
가끔와서 집안 일도 좀 해주실 걸로요.
맞벌이를 하는 딸을 둔 친정어머니들이 흔히 그렇듯이요.
그런데 저희 친정어머니는 여전하시더군요.
저희 집에 한 달에 한두번 오시는데
(우리 부부가 둘다 늦어서 아이를 봐달라고 하면),
제가 들어가면 돌아가시기 바쁘세요.
언젠가는 아이에게 피자를 시켜주셨던데,
아이 밥 한끼 챙겨주지 못하나 싶어 무척 섭섭했습니다.
힘드니 파출부를 쓰라는 말만하시는데,
그말도 섭섭하게 들립니다. 섭섭한 마음이 드니까 전화도 자주 안하게 되는데,
친정어머니는 그점이 제게 불만이시구요.
제가 친정어머니에게 너무 큰 기대를 하는 건가요?
(인천에서 주부가.)
답변....
친정어머니가 잔정이 없으셔서 섭섭하게 느껴지겠지만
어머니의 딸에 대한 사랑은 헤아릴 수 없이 깊은 것이랍니다.
워낙 성격이 무덤덤해서 표현을 못 하는 것 뿐입니다.
당신도 아이를 낳아봐서 알겠지만,
부모의 자식에 대한 사랑은
무엇에도 비교할 수 없는 것입니다.
아이는 지금까지 친할머니가 돌봐주셨으니
얼마나 고마운 일입니까.
이제 학교도 다닐 수 있게 자랐으니
엄마의 지혜를 발휘해보세요.
학교 끝나면 학원을 두 군데 보내면
거의 엄마의 퇴근 시간과 맞먹게 되겠네요.
아이 키우는 것을 친할머니와 외할머니에게로
전가시키지 말고, 정서 교육을 시키든
영수 학습을 시키든, 학원을 보내는 방법을 생각해보세요.
낮에 몇 시간 왔다가는 파출부는 아이에게는
상관없는 일입니다. 차라리 그 돈을 아이교육비에 충당하심이
현명한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