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날
어제는 정말 추웠어요
바람이 어떻게나 세게 부는지
월계삼호아파트 38동1408호가
날아가는 줄 알았어요
국민학교 4 학년 짜리
해미르는 방학이고 저는
실업자였어요
저는 오늘도 실업자이지만
어제는 더 실업자였어요
하루 종일 해미르와 같이
방 안에만 있었어요
해미르는 해미르 컴퓨터 앞에
저는 제 컴퓨터 앞에요
저녁답쯤 해서 제가
해미르에게 한마디했어요
"해미르야. 엄마 가자!"
근데 말해 놓고보니
너무너무 추워지는 것 있죠
월세 45만 원짜리 서민 아파트의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오면서도
새로 산 중고 자동차의
엔진을 데우면서도
월계삼호상가에서 가냘픈 몸으로
일을 하고 있을 아내를 생각하면서도
저는 너무나 추워서 막 덜덜덜 떨었어요
어제는 정말 추웠어요
월계삼호앞트 38동 1408호가
다 날아가는 줄 알았어요
오늘은 어제만큼 춥지는 않아요
어제만큼 실업자인 것도 아니구요
아아 어제는 정말 추웠어요
해미르야;
엄마 가자;
엄마 가자;
<장터국수>하고 있는 엄마 한테로 가자;
엄마 가자;
밥 먹으러 가자;
지은이
박남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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