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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와 악마의 기로에 서서....


BY 옥경이 2001-02-03

어제 하루는 내 마음속에 공존하는 천사와 악마가 싸움을 하든 날이어서 우울한 날.....
옥매트를 사달라는 남편의 한달여에 따르는 조름을 시종일관 째림으로 버티고 있었는데, 우연히 시아버님의 병에 좋다는 약을 접하게 되고... 내겐 지금 벅찬 약값에 하자, 안돼, 하자, 안돼를 연실 되뇌이고 다녔다.
아이가 중학교에 입학하는 준비.... 난방비.... 그런것들은 악마의 편이었고, 내겐 유별하신 아버님의 병세는 천사의 편이었다.
조심스럽게 남편과 의논을 하지만 지금 우리 형편에는 조금 벅찬 약값이라 우리의 결론은 비슷하게 끝났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그 결론은 내 머리속을 점점 크게 강타하여,죄의식이란 커다란 자리매김을 하여버리고,
한낯 돈때문에, 내가 해야하는 일을 할 수 없다는 그 자괴감은 인간관계까지 연결지어 날 혼돈으로 괴롭혔다.
생각해보면, 모든일은 "나"와 연관지어진다.
이 세상 살아왔던 모든 일들은 "나"가 주관이 되었고, 나의 결정, 나의행동, 모든것은 "나"좋자고 하는 일일뿐이었다.
지금 내가 그 조금 벅차다는 것 때문에 이것을 모른척하면, 나를 두고두고 괴롭힐 죄의식 때문이라는, 결국은 "나"편하자고 그 약을 선택했다.
내 선택은 효도도 아니고, 내세움도 아닌, 내 이기적인 합리화가 낳은 선택이란 것에, 천사가 이긴것은 결코 아닌것 같았다.
한 아이의 통장을 해약하여, 약값을 치르고 올 때의 기분은 하늘을 나른다. 천사든, 악마든, 그런것들에서 헤메이는 "나"는 없어지고 자식이 부모에게 받았던 그, 조건없는 베푸심에 대한 자식의 당연한 도리만이 내 가슴속을 가득 채웠다.
남을 위하는 길이 "나"를 위하는 것이라는 것을 살면서도 안 잊어버려야 할텐데...
약 잘드시고, 좀 좋아보이시면 나는 둘째아이 통장도 해약해 버릴란다. 중학교가 의무교육이 된다하니, 시간이 조금 더 넉넉하다.
이번은 천사가 이긴듯 하지만 여전히 악마들은, 내 머리속에서 떠날줄을 모른다....해약한 통장을 못 버리고 자꾸 들여다 보여지는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