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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다시 여기에 오다니...


BY 경은이 2001-02-15


내가 다시 여기에 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곳에 오기 싫었다.
그가 없는 지금.
난 이곳도 저곳도 마음이 닿질못하고 바람처럼 흐르고 있다.
어디로 갈지 어디곳으로 불어야 할지 아무것도 정하지 못했다.

눈이 하염없이 내렸다.
이런날 나도 하염없이 울었다.
자꾸 눈물이 흐른다.
세월이 얼마나 지나야 나를 찾고 그대를 잊을 수 있을까?
안다.미련한 짓이라고...헛되고 헛된 망상이라고...

그를 기다리는 건 아니다.
다만 그 날들이 아프고 힘겹고 슬프고 억울하다.
난 너무 억울하고, 난 너무 많은 걸 잃었다.
그래서 하루에도 수십번씩 살고 싶지않고,모든 걸 포기하고 싶다.

후회스럽다. 이런말은 안하려고 했는데 정말 후회스럽다.
나도 나를 지키며 약게 살 걸 그랬다.
그러면 그가 나를 버려도 훌훌 털고 내 길을 걸을 수 있었을텐데..

지금은 많은 걸 잃어 나를 똑바로 세우기가 힘겹다.
지난 그와의 세월보다도 나를 추스리는 세월이 길게만 느껴진다.

원망스럽다.
나를 버렸던 내가 원망스럽다.
그는 이미 멀리 나를 벗어나 자신만의 길을 당당하게 걸어가고
있는데...나는 이리도 어리석고 무모하게 살고 있으니...
이런 비극적인 내가 될줄 몰랐다.

그가 언젠가는 후회할 날이 올거라 믿는다.
죄를 지은만큼 그 죄값을 받을것이다.
세상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