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딱지와의 전쟁 *
우리 아들 놈... 초등학교 2학년...공부라는 것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놈...
몇년전...
아들놈이 세살때인가?
어느날 욕실에... 나지막한 곳에 이상하게 생긴 것이 색깔도 누리끼리한 것이 벽에 붙어 있었다.
그 옆으로는 개미가 한마리... 두마리... 세마리...
난 '이게 뭐지?' 하고 자세히 봤다.
근데... 그건 바로...아들놈의 코딱지...
그것도 그 작은 콧구멍에서 나왔다고 하기엔 너무나도 큰 코딱지...
난 정말 기가 막혔다.
요렇게 작은 아들놈이 요런 짓을 하다니...
하지만 신기했다.
그 코딱지가 개미들의 만찬이 될줄은...
아들의 만행에 분노하기 보다는 그 신기한 장면에 난 그만 아들을 용서하고 말았다.
그때 당시 우리가 살고있는 집에는 작은 개미가 너무너무 많았다.
특별히 깨끗하게 하지 않으면 모든 음식이 작살 날 정도로...
그 집에 살면서.. 난 내 생에 부여된 청소를 그때 다 한것 같다.
그 광경을 보면서 난 생각 했다.
'이렇게 큰 코딱지가 얼마만에 다 없어지는지 두고 봐야지...'
그렇게 하루가 지났다.
다음날 아침 욕실에... 그 장소를 봤다.
그런데... 그 코딱지는 깜쪽같이 없어져 버렸다.
그 또한 신기한 일이였다.
그렇게 큰 코딱지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는 것이...
개미들의 식성에 그게 그렇게 맛있었나 싶었다.
나참...
근데 몇년이 지난 지금... 특히 감기에 잘 걸리는 환절기때...
아들놈의 만행은 계속 이어진다.
가는 곳마다...
지 침대 머리맡에, 화장실 변기 주위에, 지 책상 주위에, 공책과 책에, 컴퓨터 주위 벽에, 서랍장 유리에, 쇼파에...
하여튼 그 아들놈이 한번 앉았다 싶은 곳에..
특히 벽이 있는 곳이면 어김없이 뭔가가 붙어 있는것이다.
건더기 밑으로 쭉 국물까지... 그나마 말라 있을때는 다행이다.
살짝만 건드려도 떨어지니까...ㅠㅠ;;
아휴 요 더러븐 놈...
'이게 뭐지...' 싶어서 유심히 살펴 보면 어김없는 고놈의 코딱지다.
이젠 정말 지겹다.
그 코딱지 떼어내는 일...
어떻게 하면 이 버릇을 고쳐줄까?
그래 이 만행의 현장, 장면 하나하나 사진으로 증거를 남겨 나중에 지 애인에게...
지 마누라에게... 지 아들놈에게 다~ 몽땅 다~~ 일러 바쳐야지...
'요놈 한번 당해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