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지친 당신에게.....
삶에 너무 지쳐 초췌해질대로 초췌해진 당신이 "나 시골 고향가서
며칠만 쉬었다오면 안될까?" 그말에 난 화를 냈었지...
시어머님 아프셔서 다녀온지 일주일도채 안됐는데 또가고싶냐고...
당신이 웬만해선 그런말 하지않을거란걸 알면서도
"가고싶으면 맘대로해!" 하며 짜증을 냈었지...
다른때 같으면 나의 그런말에 가는걸 포기했을 당신이었지만
끝내 내기분 상했다는거 알면서도 새벽같이 떠난 당신을 나는
냉정하게 보내고 난뒤 웬지모를 서글픔이 들었어...
사실 내곁에서 우리아이들곁에서 쉬고싶다고 해야 하는데
굳히 당신 부모님 곁에서 쉬고싶어하는 당신이 미웠었거든...
그런데 당신은 정말 쉴팔자가 못되나봐....
내려간날밤 늦게 다급하게 전화해서
"나 지금 서울다시 올라간다..."
"왜? 고향가서 쉰다고 했잖아.."
"쉴려고 내려왓는데 엄마 아버지 두분다 쓰러지셨어, 그래서 오늘밤에
두분 모시고 서울로 엠블런스타고 간다..."
"도대체 어디가 아프신대..어머님 이젠 괜찮다고 하셨잖아.."
"엄마는 폐에 물이차서 위험하시고 아버지는 천식이 도지셔서
쓰러지셨어..자세한 말은 서울가서 하고 그리알고 내일일찍
병원으로와!"
너무도 황당하고 기가막혔어...
두분 생명이 경각에 달렷다는말이 믿어지지않앗거든...
아버님이야 늘 천식때문에 고생하셨지만 특별히 다른데 나쁜데도
없엇고 어머님도 허리병때문에 고생하시고 계시지만 폐에 물이
찼다니..
오늘아침 일찍 큰아이 학교 보내놓고 작은아이 데리고 병원 응급실로
들어선순간 얼마나 가슴이 미여지던지...
아버님은 숨이 잠깐 멈?다가 겨우 응급조치해서 깨어나셔서 할딱
할딱 가픈숨을 몰아쉬고 계셨고 어머님은 제대로 눕지도 안지도
못하신채 반쪽이 되신 몸을 웅크리고 작은 응급실 침대위에 쓰러질듯
앉아계시는 모습에 난그만 울고말았지...
당신은 쓰러질듯 가느다란몸을 겨우 지탱해서 서있는 모습이
정말 가슴이 아려서....너무 아려서....
목이메어 부를수가 없었어..당신을...아버님을...어머님을....
그래도 아버님께서는 겨우 정신이 조금 드셨던지
"옴메~~ 죽을뻔혓는디 손주한번 못안아보고 갈랑께 억울해서
못가것더라...긍께 다시왓당께..."
아들셋에 손주하나 없는게 늘 가슴에 맺히는 한으로 자리했던지
아버님께서는 겨우 혼수상태에서 깨어나셔서도 그한맺힌 말씀을
하셨지...
"아버지 걱정마시요..내가 아들하나 낳을텡께요.."
"오래오래 사시고 아들손주 꼭 안아보시요.."
그렇게 말하는 당신이 다른때 같으면 곁눈질 당했을텐데
얼마나 한이 맺히셨으면 저러실까? 하는맘에 나도모르게
"아버님..걱정마세요.. 세며느리들 의무적으로 꼭 아들하나씩
낳을께요...."
실천하기 어려운 말을 쏟아내는 내자신에게 사뭇 놀랐지만
정말 할수만 있다면 그렇게라도 해드리고 싶었어...
아이때문에 응급실에 오래 있을수가 없는데다가 한사코 애한테
좋지않다며 가라시는 아버님과 어머님 성화에 못이기는척 나오는날
따라나온 당신이 내손을 잡고 말했지...
"나...엄마 아버지 모시고 살고싶어...."
그래야 나중에 부모님 돌아가시면 한이 덜맺힐것 같다며 사람많은
병실복도에서 목놓아 우는 당신....
난 어떻하라고...
당신이 그렇게 울면 난 어떻하라고....
당신은 남자잖아...당신이 그렇게 울면 난 누굴믿고 어디다 기대고
살아...
형님이 계시는데, 우리집에 오셔도 두분 계실때가 없잖아...
그말이 차마 나오지 않앗어....
큰아이 학교에서 돌아오자 죽을쑤어 다시 병실에 들럿을때...
맛있게 죽을 드시는 아버님을 보는 당신의 눈가에 또 이슬이 맺혀
금방이라도 떨어질것 같앗어...
"아버지 많이 드시요.."
"오냐..겁나게 죽이 맛납다..."
"애들 병원에 오래있으면 안?縕?언능 가거라이..."
내?기다시피 나오는데 하루종일 아무것도 못먹은 당신이 눈에
밟혔어...뭐좀 먹어..잘먹어야 간호하지...
"안먹힌다...나중에 먹을테니 애들잘봐..."
정말 당신은 단하루도 편히 쉴팔자가 아닌가봐...
일년열두달을 쉬는날 하루없이 고생하는 당신이 오늘처럼 아니
이번처럼 작고 갸녀리게 보인적이 없었어...
그런 당신에게 늘 투정만한 내가 정말 한심스럽고 미안해...
당신...
당신이 잇기에 늘 우리가족도 존재한다는걸 잊지말고 기운내...
아버님 어머님 금방 건강해져서 오래오래 사실꺼야..꼭....
그리고 제발 위장약 꼭꼭 챙겨서 먹어...
식사도 제때 못하고 병간하느라 약도 못먹엇을것 안봐도 다알아..
그래도 우리애들 생각해서라도 꼭 잊지말고 약챙겨먹고 기운내...
당신....
우리에겐 정말 소중한 사람이란걸 잊지마...알았지?
-당신의 아내가...-
****아버님께서 국극을 아주 좋아하십니다..
자리에서 털고 일어나시면 꼭 보여드리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