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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망증과 치매 사이...


BY 아이큐 2001-03-31

과거의 제 아이큐가 128이었다면 절대 나쁜 편은 아니었죠?
근데 요즘의 제 아이큐는 진돗개보다 낮은 것 같아서 엄청 슬퍼하고 있답니다. 예를 들어 볼까요?

1. 집 전화로 남편의 핸디폰으로 전화 한다는 것이 열심히 제 핸디폰 번호로 걸고 있는겁니다.(이것도 한참 있다 깨달았슴) "전화하는데 누가 자꾸 내 핸디폰으로 거는거야"하고 신경질 내면서 받으면 당연히 끊겨져 있고(우리 집 전화를 끊고 받으니까), 다시 남편에게 걸면 그 때마다 내 핸디폰이 울리니까 노려보고 째려보고 세 번을 그랬습니다. ㅠ.ㅠ
한참 있다 깨달은 나 자신을 발견하고 아연실색해서 주저앉았습니다.

2. 가스레인지 위에 김치찌개 올려놓고 옆 동에 사는 친한 엄마로부터 차 한잔 하러 오라는 전화를 받았어요. 어떻게 했느냐구요?
까맣게 잊고 그 집 가서 히히 호호 놀았죠. 3시간이 경과하고 유유히 아이랑 콧노래 부르며 돌아왔더니 우리 아파트에 왠 아저씨들이 집집마다 뭘 확인하고 신고하고 난리가 났었습니다. 저보고도 묻더군요. 혹시 음식 올려놓고 외출하지 않았냐고... 그 때까지도 전혀 생각이 안났던 저는 극구 부인하고 참 한심한 사람들도 다 있다고 마음 속으로 욕하면서 우리 집 현관문을 열었는데... 악!
연기로 꽉 찬 두더지굴과 엄청난 냄새. 순간 저는 소리지르는 딸의 입을 막았어요. 들키면 처형(?)당할까봐서... 그 일로 한동안 저는 불가위에 눌리는 나날들을 보냈답니다.

3. 열쇠를 가지고 나가면서 문을 안잠그고 룰루랄라 돌아다녔습니다.
집에 돌아오니 바람에 현관문이 열려 있길래 순간 도둑님이 왔다간줄 알고 새파랗게 질려서 남편에게 전화했습니다. "여보야, 현관문이 열려있어. 도둑이 왔다갔나봐. 엉엉엉..." 남편의 너무도 침착한 한마디 "옷장 서랍 한번 봐라" 그러길래, "그냥 있는데, 왜?" 라고 대답했더니, "도둑이 예의도 바르지. 물건 훔치고 나서 그 바쁜 와중에 정리정돈 다 해주고 가냐? 제발 정신 좀 차려." 했답니다. 어휴~

건망증과 치매 사이에서 헤매고 있는 저에게 해결 방법 좀 알려주시면 정말 고맙겠어요. 설마 약도 없는건 아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