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은 두 돌도 되기전에 어딜 보내겠다고 야단이지만 우리 동네 아줌마들은 다섯살이 되도록 품앗이로 돈 한푼 안들이고 야무지게 키운다.
지금은 하늘도 바람도 맑은 봄이다. 이좋은 날 아이들을 집에 가두어두는 건 비정(?)한 일이다. 그래서 월수금이나 화목금이나 적당히들 시간을 정해서 놀이터로 모인다.
돌짜리 동생도 업혀나온다. 언니오빠 노는 데 참견도 하고 풀도 베어물고 흙도 입에 넣으며 하늘과 바람을 즐긴다. 더럽다고 난리 치는 엄마는 아무도 없다. 이 녀석 어제 먹어봤으면 됐지 왜 또 먹어 하면서 입을 닦아줄뿐
아이들은 비끄럼을 오르락내리락 - 드디어 아이들이 미끄럼을 거꾸로 타기 시작한다. 그럼 그렇지, 내숭이 몇번 갈거나. 수줍은 유진이는 오늘 겨우 미끄럼틀에 올라간다.
놀이에 빠져 아차 실례를 하기도 하고 옹기종기 노느라 집에 갈 시간을 놓치기도 하지만 아이들은 마냥 즐겁다. 들꽃을 따고 이웃집 개를 따라다니고 주인 없는 빈 터에 호박씨를 심으며 아이들은 봄을 즐긴다.
나들이 갈때는 당번 엄마를 찾기도 하지만 올 때는 저희끼리 종알거리며 손 잡고 걷는다. 봄볕과 작은 키와 흙 묻은 손을 모으고 걷는 아이들은 발갛게 익은 볼로 간식을 우물거리고 노래를 합창하기도 한다.
아이들은 의외로 잘 싸운다. 이렇게 되기까지 엄마들은 아이들을 가꾸었다. 비좁은 집과 어린이집에서가 아니라 놀이터와 들판에서 공터와 수퍼 가는 길에서
놀고나면 배불리 먹게 되고 잘 잔다. 엄마에게도 평화로운 오후가 온다. 적어도 부부만의 오붓한 밤시간이 보장된다.(그렇게들 설치고 어찌 일찍 안 자리!!)
이렇게 가을이 가고 겨울이 가고 단풍과 눈과 새싹 속에서 봄이 왔다. 4월이 가고 평화로운 5월이 오고있다.
품앗이로 자라는 아이들이 벌써 쉰 명이 넘었다. 이웃과 함께 누구나 할수 있는 놀이터나들이에는 학력도 빈부도 가릴 것 없다. 자연 속에서는 오직 밝은 웃음만이 값지니까
매일 오전 그리고 오후 아이들의 친구를 어린이집에서 찾지말자. 놀이터에서 그저 서너명 오붓한 이웃과 함께 서로 번갈아 간식을 준비하고 서로 번갈아 이웃아이들을 맡아 돌보며 생각날때 이야기 하나, 심심할때 노래 한구절, 뜁뛰기 깡통차기 비행기날리기 그렇게 어린 시절이 가게 하고 싶었다.
대한민국 모든 아이가 햇살 아래 뛰노는 그날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