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340

하얀 빨래 하얀 재 된 이야기


BY 섬지니 2001-04-30

처음으로 글을 올려봅니다.
타고난 말재주가 없어 남들은 재미있는 얘기도 제가 하면
시베리아 벌판 된는것 시간문제 이지요.
이해하고 읽어주세용~~

벌써 몇년된 이야기네요
전 아이가 셋이나 됩니다.
남편이 맞이여서 꼭 아들이 있어야 한다고 우겨서
딸딸이 엄마에서 딸딸아들 엄마 된지 3년이나 되었네요
지금 그 아들때문에 어깨펴고 삽니다.
그런데 큰 아이놓고 있었던 얘기 입니다.
여자가 아이를 낳고 나면 건망증이 심해진다는 말 있지요?
제가 아마 그런 케이스 인것 같아요
아들을 낳고 한달쯤 후 시댁에 가서 한달쯤 머무르게 되었답니다.
이런 저런 집안일을 하면서 내 나름대로는 열심히 생활했지요.
그날도 빨래를 열심히 했습니다. 그때는 시댁에 세탁기가 없었거든요
두 시동생 빨래에다 시누이 그리고 우리아기 등등
제법 빨래가 많았었지요
모두 빨아서 팍팍 털어널고 삶을 빨래만 골라서 비누칠 몽땅 해서 모두 가스렌지위에 올려놓고는 아기랑 놀았습니다.
그런데 슬슬 잠이 오지 뭐예요
여름날 오후 슬슬 밀려드는 잠을 어떻게 할수가 없더라구요
게다가 아기때문에 밤에 제대로 잠도 못잔 상태였고
가만히 누워서 생각을 하니 가스도 잘 잠근것 같고 빨래를 올려놓았다는 것도 전혀 생각이나지 않는겁니다.
한참을 맛잇는 단꿈까지 꾸면서 자고 있는데
어디선가 우리 어머님 목소리가 들리는 거예요
" 아니 이게 무슨 냄새냐?"
저는 자다가 깨어서 "글쌔요 잘 모르겠는데요. 우리집은 불위에 뭐 올려 놓은거 없는데요 옆집에서 나는 냄새인가봐요 " 그때까지도 빨래를 올려놓았다는것을
까맣게 모르고 있었던 거죠
우리 어머니 부엌에서 나는 연기에 너무 놀라 뛰어 오셨던 거지요
전 그때까지도 모르고 잠만 쿨쿨
얼른 놀라서 나가보니 빨래 삶는 그릇이 정말로 제철에 용광로처럼
벌겋게 변해있고 그릇 가득히 올려놓았던 시동생들 속옷이면 우리 애기 내복 거기다 행주까지 하얗게 재가 되어있는겁니다.
까맣게 탄것도 아니고 하얀 재가 되어있는 빨래를 보면서
재가 쥐구멍없나 찾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그날 빨래탄 냄새가 배서 저녁까지 수난이었습니다.
저녁에 퇴근한 남편과 시누이 거기에 시동생까지 이게 무슨 냄새냐며
코를 감싸쥐고 밥을 먹는걸 보니 얼굴을 들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우리어머님 제가 했다고 하지 않고 엄마가 올려놓고 깜빡 잊었다고 저의 죄를 다 뒤집어 쓰셨습니다.
그 후로 어떻느냐구요?
지금까지 주전자 1개 태워먹고
냄비는 수도없이 태워먹었습니다.
아마 남편 없었음 이미 불 한번 났을 지 모르겠네요.
그렇치만 우리어머님 변함없이 며느리 사랑 대단하답니다.
그래도 저 병은 아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