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누라 일기
아파트 가까이 하천부지가 있어서
오늘아침엔 그쪽으로 조깅을 나갔다.
새벽6시도 안됐는데 벌써 사람들이 나와서
제각각 열심히 운동을 하기도 하고 걷기도 하는데
우리부부도 그틈에 낑겨서 천천히 달리기를 시작했다.
며칠동안 이사에다 심적으로 많은 고통이 있었는데도
이렇게 새벽에 나와서 운동이랍시고 하니
남보기도 좋아보이고 기분도 괜찮았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우리 디기 행복한것처럼 보이겠다"
"하이구 지들만 행복하나. 나도 행복하다"
"행복이 뭐 별거있나. 요런기 행복이지"
내혼자 누가 묻기라도 한듯이 입을 잠시도 쉬지 않고
헉헉 거리면서 얘길했드니 울1번
"니는 입도 안아프나?"
결국 말을 하지 말으란 소린지...
그래서 국민이 원한다면 .....싶어서 암말도 않고
앞만 보고 달렸드니 또 한마디 하는게 들린다.
"지방방송 끝났냐?"
도데체 듣고 싶다는소리여 뭐여?
암말도 안할려다가 요새 기분 상태를 생각해서
치사해도 져주기로 했다.
"지방방송 끝나고 공영방송 시작중이다"
그리고는 또 말도 되도 않한 소리로 뺑덕엄마
도망간 사연을 얘기했지롱.
"마리야. 뺑덕엄마가 왜 도망갔나 하면 마리야
심봉사하고 피치못할 사연이 있었는데 마리야
그기 당신 뭔줄 아나?"
"너 또 아침부터 그따위 소리할래?"
울남편 들어보도 않하고 그렇고 그런 얘긴줄 알고
내 말을 콱 막다가 자신이 생각해도 우스운지
뛰는걸 멈추고 그 자리서 막 웃어버린다.
웃으니까 나도 덩달아 웃어줘야할것 같아서
안나오는 웃음을 잇몸 드러내고 마구 웃었드니...
지나가든 사람들이 그림이 좋아보이는지 또
따라 웃어준다.
새벽에 만나는 사람들은 다들 참 좋다.
첨 보는 사람들이지만 인사하면 받아주고
웃으면 같이 웃어주니..
손잡고 걸어가는 부부가 있어서
나도 슬몃 남편 손을 잡았드니
이남자 그런데는 익숙지를 않아선지
"야~ 사람들 본다"
그리고는 얼른 손을 뺀다.
세상에~
볼 사람도 별로 없지만 또 좀 보면 어떤지...
"아니 보면 어떤데? 난 국가에서 인정해준
당신 마누라잖아?"
말을 할라니까 치사해서 눈 한번 홀기고 말았다.
뭔 분위기를 몰라...
캄캄하면 손아니라 어디를 잡아도 말도 못하면서...히히.
다리위로 차들이 바쁜듯이 쌩쌩 지나간다.
우리도 저렇게 쌩쌩 앞만 보고 달렸었지.
인제는 서서히 앞보다는 옆과 뒤도 돌아보면서
달리고 싶다.
남편일기
새로운 환경에 적응을 할려니 힘이 들지만
마누라는 씩씩하게도 적응을 잘하고
여전히 잘웃고 잘 웃기고 있다.
좁은집에서 오히려 청소하기 편하다고하니
나를 배려해서 하는 소린지 신경이 둔한건지
알수가 없다.
새벽에는 집 근처에 있는 하천쪽으로
조깅을 나갔다.
물도 있고 달리기엔 적당한 코스다.
어슴프레 여명의 새벽이 밝아오는데
앞서거니 뒷서거니 달리는 기분도 나쁘지 않다.
마누라는 여전히 싱겁한 소리로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릴 하는데
여자는 아무래도 남자하곤 틀리는거 같다.
오가는사람과 활달하게 인사를 주고 받는데
어두운 그림자가 전혀없다.
그 바람에 나도 기분이 바뀌어서
뭐든 잘 될거같은 예감이고.
마누라 말마따나 생각을 조금만 바꾸면
모든게 다 좋아진다니 그렇게 해봐야지.
그래
마누라야. 고맙다.
다시한번 열심히 뛰어보자.
싱겁한 소리 하는 마누라 뒷통수를 전처럼 손으로
한번 쳐주고 빨리 나가봐야지.....
오늘 하루는 이렇게 시작이다.